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국내로 송환된다.
7일(이하 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5일 권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그를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판결했다. 몬테네그로 당국은 지난달 21일 권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권씨의 변호인단은 법적 절차를 문제 삼아 법원에 항소했다. 권씨가 미국으로 가면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인 국내와 달리 미국은 범죄마다 매겨진 형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도 가능하다.
법원은 한국 정부가 이메일로 보낸 범죄인 인도 요청서가 미국의 공문보다 사흘 먼저 도착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법원은 미국 측이 보낸 공문에 권씨의 임시 구금을 요청하는 내용만 담겨 이를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보다 하루 늦게 도착한 한국의 공문에는 범죄인 인도 요청서가 첨부됐다.
권씨의 국내 송환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체포된 지 11개월 만이다. 권씨는 테라·루나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도피했던 한씨는 국내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 경찰청도 이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권씨는 오는 23일 이후 송환될 전망이다. 권씨의 법률대리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권씨는 오는 23일 복역을 마친 뒤 (한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조여권 소지 혐의로 선고된 4개월의 복역 기간이 끝나야 송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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