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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트레이더의 은밀한 돈벌이···유사수신과 뒷돈

[코인 스캠의 표적이 됐다]④

리딩방 참가자들을 LP처럼 이용…시세차익 노려

해외 미신고 거래소 가입 대가로 뒷돈 챙기기도

"국내 거래소 신고·상장 심사 여부 확인 필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3편에서 이어집니다)

코인 리딩방 속 자칭 ‘트레이더’들이 리딩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돈벌이다. 가장 흔한 수법은 리딩방 이용자를 현혹해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린 후 고점에 팔아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국내 투자자를 가입시키거나 거래량을 늘려주는 대가로 거래소에서 뒷돈을 받는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미신고 거래소 이용에 주의하고 가상자산 상장 심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자가 잡임한 코인리딩방은 ‘트레이더’ 다섯 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닉네임이 아닌 이름을 썼다. 실명인지 가명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리딩방 참가자들의 입장에선 그저 늦은 밤에도 현물 투자, 선물 거래, 수익 전망 등 세세한 분석을 알려주는 친절한 트레이더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리딩방 트레이더도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리딩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리딩방 회원을 일종의 유동성공급자(LP)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정 가상자산의 매수 신호를 보내고 투자자가 몰려 가격이 오르면 적정한 시점에 매도해 수익을 올리는 수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을 먼저 매수한 뒤 홍보해 이익을 얻는다"고 전했다. 기자가 잠입한 리딩방도 유동성이 부족해 가격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을 주로 추천했다.

이는 일종의 유사투자자문행위로 엄연한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전문 자격 없이 투자를 알선하고 수익이 나면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투자 리딩방의 기원”이라며 “가격이 낮은 종목을 대량으로 들고 있던 세력들이 물량을 매도해 가격이 내리면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는다"고 설명했다. 리딩방 운영자의 신원도 불명확해 피해 금액 환수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것은 불법이며 개인의 이익을 위한 속임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인 리딩방의 자칭 ‘트레이더’들은 가상자산 시세에 대한 장문의 분석을 올리기도 한다.


리딩방 트레이더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고집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거래소도 리딩방 운영자의 돈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업이 불가능한 해외 거래소의 한국인 회원 수를 늘려주는 대가로 돈을 챙길 수 있어서다. 한국은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 2위를 달리는, 해외 거래소의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리딩방 운영자들이 거래소의 거래량을 끌어올린 뒤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리딩방 이용자들이 해외 중소형 거래소에서 거래하게 한 뒤 ‘우리가 계속 거래량을 늘려줄 테니 수수료를 달라’고 거래소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때 국내 신고와 상장 심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교수는 “해외 거래소가 더 공신력이 있다고 믿는 투자자가 많다”며 “정작 해외 거래소에는 실제로 유통이 안 되는 가상자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는 30만~50만 달러만 내면 가상자산을 상장해 주는 거래소들이 있다. 리딩방에서 추천한 가상자산이 정당한 상장 심사 절차를 거쳤는지조차 모른 채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다수”라고 덧붙였다.

(5편에서 이어집니다)
최재헌 기자
chsn12@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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