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이 다음 상승 랠리 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주 들어 ETH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6% 상승했다. 29일 오후 3시 17분 코인마켓캡 기준 ETH 가격은 일주일 전에 비해 5.79% 오른 3569달러다.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유입되고 있는 기관 자금이 ETH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29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 22일 유입세로 전환돼 4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은 2억 2490만 달러(약 3136억 원)에 이른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제로엑스스코프(0xScope)는 “11월 한 달간 BTC 대비 ETH의 상승폭이 저조했던 것은 기관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스테이킹 보상을 제공하는 ETF가 승인돼 기관 투자가들의 대규모 자금 유입을 이끌어낸다면 성장 가능성은 더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엔 스테이킹 기능이 빠져있다. 지분증명(PoS) 합의 알고리즘으로 블록 검증이 이뤄지는 이더리움은 네트워크에 ETH을 스테이킹해 일종의 이자 성격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테이킹의 증권성을 문제 삼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 출시 때 해당 기능을 제외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으로 개리 겐슬러 위원장이 사임하는 등 SEC 기조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스테이킹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스테이킹 기능 허용으로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되면 기관투자가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강세장을 주도했던 밈코인 열풍이 이더리움 중심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밈코인 시장의 과열로 투자자 피로감이 커진 영향이다. 아서 청 디파이언트캐피털 설립자는 “극단적인 밈코인 랠리가 자체적으로 끝나면서 거래자들이 기본적인 가치가 있는 토큰을 찾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ETH를 비롯해 에이브(AAVE), 에테나(ENA), 이더리움네임서비스(ENS)와 같은 EVM 체인에 배포된 디파이 프로젝트로 자금이 다시 이동하는 흐름을 포착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업계에선 ETH이 이번 상승세를 이어가 4000달러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트겟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자금 유입과 현물 투자 수요에 따라 ETH이 4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유입 추세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내 전고점 돌파를 점치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크립토퀀트 기고자 ShayanBTC는 “이더리움의 최근 랠리로 ETH 가격이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고 연말까지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며 “ETH 무기한 선물 시장 펀딩 비율이 최근 몇 주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세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ETH의 전고점은 지난 2021년 11월 세운 4891달러다. 29일 ETH 시세는 이에 비해 27% 낮은 수준이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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