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자 메타마스크 지갑이 즉시 연동됐다. 메타마스크에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가 완료되기까지는 단 2초면 충분했다. 해시드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선보인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개념증명(PoC)은 블록체인 결제의 실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11일 해시드는 아부다비파이낸스위크2024(ADFW 2024) 행사에서 허브71과 함께 ADFW 벤처스테이지를 진행했다. ADFW2024는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이 주최하는 행사로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해시드는 2024년 중동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지난 6월 아부다비 정부 산하 액셀러레이터 허브71과 손잡았다. 이번 ADFW 벤처스테이지는 해시드가 아부다비 현지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첫 행사다. 저스틴 선 트론 창업자, 리처드 텅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 주요 인사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해시드는 행사장 부스에서 해시드 자회사 샤드랩, 디지털 자산 인프라 플랫폼 퓨즈 등과 구축한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캐시노트닷아이오(Cashnote.io)’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폴리곤 기반 USD코인(USDC)으로 결제하면 중간 과정을 거쳐 상인에게는 현지 통화인 디르함으로 정산된다.
샤드랩 관계자는 “ADGM은 USDC 등 특정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 규제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아부다비에서 가상자산 결제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DGM은 아부다비의 국제 금융센터이자 자유무역지구로, 아부다비 알 마리야 섬에 위치해 있다. 허브71 관계자는 “이번 결제 PoC는 사용자, 기업, 규제기관, 투자자 등에게 가상자산의 사용성을 교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도가 많아질수록 아부다비에서 블록체인 도입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는 가상자산 친화적 규제로 최근 전세계 블록체인 기업들을 급속도로 유치하고 있다. USDC 발행사 서클을 비롯해 체인링크랩스 등이 ADGM에 지사 설립을 선언했다. 해시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주요 인력을 아부다비로 이전하고 지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UAE의 국부펀드 무바달라 지원으로 설립된 허브71과는 공동으로 아부다비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피터 아부 하셈 허브71 성장전략 총괄은 유수의 글로벌 웹3 벤처캐피탈을 제치고 해시드와 손잡은 이유에 대해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점이 허브71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고 답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전날 허브71과 함께 주최한 gmAD 행사에서 “오는 2025년 1분기에 해시드 벤처 펀드 3호 모집을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이 펀드의 일부는 특히 UAE의 창업자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창업자가 규제 친화적 생태계를 찾아 아부다비 등 중동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4호 펀드부터는 아부다비에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대표는 중고 의류 플랫폼 차란, 스포츠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핏투게더, 연예기획사이자 웹3 플랫폼 모드하우스 등 자사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소개하며 “블록체인 분야뿐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 아부다비=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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