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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물량 25% 양자컴 공격에 취약···업계 "보안 진화로 막는다" [블록체인 NOW]

◆양자컴 시대 대비하는 가상자산

[작년 구글이 발표한 양자칩 '윌로']

기존 슈퍼컴이 못푼 문제 5분만에

빠른 연산속도로 암호체계 무력화

[업계 "실제 미치는 영향 제한적"]

솔라나 등 양자 내성기술 도입나서

400만 큐비트 개발 최소 10년 걸려

전문가 "보안 업그레이드 계기될것"



수억 년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 걸리던 계산을 순식간에 해결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도 강력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천문학적 계산을 5분 만에 처리하는 양자 칩 ‘윌로’를 공개하면서 이르면 10년 내 가상자산 암호 체계가 뚫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오히려 블록체인 보안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 6위 솔라나는 이달 양자 내성 기술인 ‘윈터니츠 볼트’를 도입했다. 양자 내성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을 의미한다. 윈터니츠 볼트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마다 새로운 공개 키를 생성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같은 열쇠를 매번 다른 자물쇠에 넣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공개 키가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양자컴퓨터가 특정 패턴을 분석해 뚫기 어렵게 만든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에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양자컴퓨팅 대비책이 포함된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일반 컴퓨터는 0과 1로만 계산하는 비트를 사용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큐비트를 활용해 여러 계산을 동시에 수행한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구글의 윌로는 105개의 큐비트를 탑재해 기존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10의 24제곱) 년이 걸리던 문제를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이 같은 양자컴퓨터의 탁월한 연산 능력이 블록체인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양자컴퓨터가 일방향 함수 기반의 비대칭 암호화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대칭 암호화는 가상자산 지갑의 기본 구조다. 개인 키는 공개해서는 안 되는 비밀 키이고 이를 기반으로 공개 키가 만들어진다. 이 공개 키의 복잡한 암호화 과정을 거쳐 지갑 주소가 생성된다. 은행 계좌번호(지갑 주소)는 공개할 수 있지만 계좌 비밀번호(개인 키)는 공개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러한 암호화 기술의 핵심은 ‘일방향성’이다. 개인 키에서 공개 키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공개 키를 보고 개인 키를 알아내는 것은 현재 컴퓨터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압도적인 연산 능력으로 이러한 일방향성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딜로이트는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약 25%가 양자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자컴퓨터의 보안 위협이 투자자들의 일상적인 거래 관행과 맞물려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수호아이오의 박지수 대표는 “일반 사용자들이 동일한 지갑 주소를 반복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도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지갑을 생성하더라도 편의상 기존 주소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해킹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서 허먼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누군가 양자컴퓨터로 가상자산을 해킹하기로 결심한다면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실제 위협까지는 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업계 역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의 암호화 시스템을 무력화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약 400만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업계 또한 상당한 수준의 대응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재윤 슈퍼블록 대표는 “이미 양자 내성을 갖춘 블록체인 알고리즘이 개발돼 양자컴퓨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블록체인 경량화 기술 ‘이타노스’를 연구한 전문가다. 이더리움의 핵심 오류를 발견해 이름을 알린 양영석 노드인프라 대표는 “블록체인 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교류가 이뤄진다”면서 “오픈소스로 코드가 공개된 특성상 양자컴퓨팅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도 “이번을 계기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보안 수준이 높아지고 사용자 편의성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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