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IP) 토큰화를 내세운 블록체인 플랫폼 스토리가 메인넷 출시 일주일 만에 토큰 가격이 5배 가까이 폭등하며 시장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생태계 지표인 스마트컨트랙트 배포 건수는 73건에 그쳐 가파른 가격 상승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일 오후 1시 25분 코인마켓캡 기준 스토리(IP)는 전일 대비 68% 오른 4.93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5시 50분경에는 6.93달러까지 급등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메인넷 출시일인 지난 13일과 비교하면 IP 가격은 약 390% 폭등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도 IP는 전일 대비 56% 오른 7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는 1만 192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13일 빗썸 상장가 3270원과 비교하면 현저한 가격 상승을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상승과 달리 실제 개발 생태계는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토리 스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토리 메인넷에 배포된 스마트컨트랙트는 73건에 불과하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이는 일주일 먼저 메인넷을 출시한 베라체인이 하루 평균 약 1500건의 스마트컨트랙트 배포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스토리 생태계가 아직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활성도를 나타내는 트랜잭션도 저조한 모습이다. 이날 기준 스토리 체인의 누적 트랜잭션 건수는 약 271만 2000건을 기록했다. 김 리서처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또다른 레이어1(L1)인 소닉(Sonic)의 경우 동기간 총 트랜잭션 건수 4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며 "타 체인과 비교했을 때 스토리의 트랜잭션 건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라고 짚었다.
이에 스토리는 올해 스토리 기반 디앱 생태계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메인넷의 성패는 해당 메인넷에서 운영되는 디앱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최근 솔라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솔라나는 밈코인 발행 플랫폼인 펌프닷펀(Pump.fun)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세계적인 밈코인 열풍을 일으켰고, 이는 솔라나 생태계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스토리 역시 IP 토큰화라는 자신들의 특성을 살린 킬러 디앱을 통해 생태계 성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특히 스토리는 AI 에이전트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탈 세콰이어로부터 투자 받은 솔로AI(SoloAI)가 대표적이다. 솔로AI는 AI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음악을 생성하고, 이를 웹3 기반으로 토큰화하는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고 이를 IP화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스토리는 이러한 AI 기반 프로젝트들과의 연계를 통해 생태계 확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리서처는 "탈중앙화 AI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통해 IP 가치 평가 및 잠재력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온체인 상의 유동성 부족 자산에 대한 가격 피드 제공, 스토리 프로토콜 기반 디파이의 추론 모델 제공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가파른 토큰 가격 상승세가 이러한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실제 사용 사례 확보와 생태계 활성화가 스토리의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스토리는 '웹소설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래디쉬 창업가 이승윤 씨와 구글 AI 자회사 딥마인드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 제이슨 자오가 공동 창업했다. 스토리 개발사는 누적 1억 4000만 달러(약 2007억 3200만 원) 투자를 유치했다.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가 3연속 투자 라운드를 리드한 유일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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