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렸지만 비트코인(BTC)은 대형 매수세와 기관 자금 유입에 힘입어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BTC는 전일 대비 0.77% 내린 8만 6832.3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ETH)은 3.03% 내린 2000.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는 4% 넘게 하락했다. XRP는 4.03% 내린 2.345달러, SOL는 4.62% 떨어진 136.87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인 빗썸에서 BTC는 전일 대비 0.13% 상승한 1억 2841만 5000원을 기록했다. ETH는 0.84% 내린 295만 8000원, XRP는 2.64% 떨어진 3467원, SOL은 2.27% 하락한 20만 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쇼크가 위험자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또 다른 품목에도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서 관세 전쟁 수위는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오는 4월 2일에는 국가별 무역 장벽과 관세 수준을 고려한 상호관세 방안도 예고돼 있어, 전 세계 무역 질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발표 직후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나타냈고, BTC를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도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BTC는 거래소 내 공급 감소, 고래 투자자들의 매수, 기관 자금 유입 확대 등 여러 긍정적 지표 속에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5일 하루 동안 BTC 약 2만 7740개가 거래소에서 인출됐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대규모 매도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1000BTC 이상 보유한 고래 지갑들이 이날 하루에만 1만 1574BTC를 인출하면서 본격적인 축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아캄 인텔리전스는 최근 한 고래 투자자가 2400BTC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투자자는 지난 2월 고점 구간에서 매도한 뒤, 최근 가격 하락을 다시 진입할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 수요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8일 연속 순유입이 이어졌고, 이 기간 누적 유입액은 8억 9660만 달러에 달한다. 시장 분석업체 샌티먼트는 “ETF 자금 흐름이 반등한 뒤 BTC 및 알트코인 전반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상자산데이터분석기업 알터너티브닷미의 크립토공포탐욕지수는 전일 대비 1포인트 상승한 47포인트로 ‘중립' 상태로 전환됐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룩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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