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가상화폐 강세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비상장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다만 업비트 거래량이 최근 글로벌 거래소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빗썸의 점유율 추격까지 겹치며 불안 요인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35% 급등하며 전날 올해 최고가인 34만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추정 시가총액도 11조 8518억 원으로 12조 원에 근접했다. 올해 6월 약 7조 원 수준에서 불과 3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두나무의 주가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커지고 있는 ‘불장' 기대감을 선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은 1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3시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가 유력한 분위기다.
다만 주가 상승세와 달리 실적을 가늠할 핵심 지표인 거래량 추이는 뒷걸음질 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우블록체인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8월 글로벌 주요 거래소 현물 거래량이 전달 대비 4% 증가한 가운데 업비트 거래량은 오히려 18% 줄어 주요 거래소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거래량이 6.7%, 크립토닷컴은 29.6% 늘어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위 거래소 빗썸이 최근 거래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추격전을 가속화한 것이다. 빗썸 점유율은 지난주 40%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업비트와의 격차를 5%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이에 업비트가 신규 종목 10개 무더기 상장으로 대응하면서 점유율 60%를 회복했지만 빗썸도 맞대응 상장 공세에 나서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두나무는 거래 플랫폼 외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며 장기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앞두고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 중이다. 발행은 네이버페이가 맡고, 유통은 업비트가 담당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또 자체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 출시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코인베이스가 ‘베이스’를 기반으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과 가상화폐 지갑을 연계해 디파이(DeFi) 생태계를 확장한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평가된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