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거래소들이 수백 곳의 법인 고객을 확보하며 법인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금융당국의 관련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관 자금을 등에 업은 해외 거래소들이 빠르게 세를 확장하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는 제도 공백 속에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의 법인 고객 수는 최근 160곳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역시 고객확인(KYC) 절차를 완료한 법인 고객이 100여 곳에 달해 업비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 가입을 위한 서류 제출만 마친 잠재 고객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당초 3분기 발표될 예정이던 상장사·전문투자자용 가상화폐 거래 가이드라인을 앞두고 거래소들이 법인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빗썸은 법인 투자 허용을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고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법인 전담 영업팀에 외주까지 두며 거래소 방문 없이 진행 가능한 1대1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점유율 1위인 업비트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제휴 중인 탓에 법인 영업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하지만 수탁(커스터디) 등 법인 특화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기관 전용 수탁 서비스를 업비트의 4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업비트 커스터디는 거래소에 가입된 비영리법인·가상화폐거래소를 대상으로 우선 운영되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도 법인 고객 전용 페이지를 열고 적극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코빗은 거래소 가운데 가장 먼저 법인 대상 서비스를 공개하고 온·오프라인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최근 가상화폐 시장 선점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코빗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당국의 제도적 정비는 제자리걸음이다. 상장사·전문투자자 거래 가이드라인 당초 3분기 내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새 정부 출범과 금융당국 조직개편 논의 등으로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연내에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겠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업계에서는 “결국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 사이 기관 자금을 업은 해외 거래소들은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기관 전용 트레이딩 데스크와 수탁 서비스를 운영하며 대형 법인 고객을 흡수했다. 가상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 초 8%에서 9월 기준 5%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2단계법상 가상자산사업자(VASP) 영업 행위가 세분화되는 과정에서 거래소의 수탁 서비스 제공마저 겸업으로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명확한 제도 기준이 없어 거래소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며 물밑에서 법인 서비스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돼야 국내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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