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결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국내 핀테크 지형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블록·페이팔·스트라이프·레볼루트 등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결제와 가상화폐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 묶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결합이 성사되면 이와 유사한 구조가 국내에서도 처음 구현되는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국내 핀테크 경쟁 구도에도 변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간편결제·커머스 중심의 전자금융업자와 대규모 가상화폐 거래소가 결합하는 만큼 기존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3강 체제에서 네이버페이가 사업 확장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제·쇼핑 데이터에 가상화폐 거래 기능이 결합되면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넓어지면서 이용자 접점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는 네이버페이가 1조 6473억원으로 1위였고 토스페이(8196억 원), 카카오페이(7662억 원)이 뒤를 이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가치를 약 5조 원, 두나무를 약 15조 원으로 추산한다. 교환 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약 19%, 김형년 부회장이 약 9% 수준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다. 네이버는 기존 약 70% 지분에서 17%대로 낮아져 2대주주가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결제와 가상화폐 기능을 통합한 핀테크 모델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블록이 대표적이다. 엑스(구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은 소상공인 결제 솔루션 ‘스퀘어’와 개인용 금융 서비스 ‘캐시앱’을 함께 운영하며 결제·송금·투자·가상화폐 기능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고 있다.
캐시앱은 이달 13일 비트코인(BTC)과 스테이블코인 기능을 확대한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캐시앱은 사용자가 BTC를 보유하지 않아도 달러(USD) 잔액으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고객이 USD로 결제하면 애플리케이션이 이를 즉시 BTC로 전환해 가맹점으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앱 내에서 BTC를 받는 지역 상점을 찾는 ‘비트코인 맵’ 기능도 제공된다.
또 스테이블코인 송금·수취 기능을 지원해 디지털 달러를 몇 초 안에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동 매수(Auto Invest) 기능에서는 수수료·스프레드가 없도록 해 BTC 투자 비용도 낮췄다. 블록은 캐시앱을 ‘결제·송금·저축·투자·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 기능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네이버페이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페이는 결제망과 쇼핑·지역 상권 기반 를 보유하고 있어 캐시앱의 ‘비트코인 맵’과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기반이 있다. 두나무의 가상화폐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네이버페이 가맹점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거나 이용자가 보유한 원화를 즉시 가상화폐 결제액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서비스도 구현 가능하다.
페이팔과 스트라이프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힌다. 페이팔은 2023년 이더리움 기반으로 자체 스테이블코인 페이팔 USD(PYUSD)를 발표했다. 이를 페이팔 앱과 자회사 간편결제 서비스 벤모에 통합했다. PYUSD는 팍소스 트러스트가 발행하며 미국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 100% 담보된다.
페이팔은 PYUSD 준비금을 초단기 국채와 같은 자산에 투자한다. 이렇게 발생한 이자 수익을 이용자 보상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삼는 모습이다. 이용자는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참여해 연 약 4% 수준의 PYUSD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은 온체인에서 처리되지만 별도의 지갑을 관리할 필요는 없고 기존 금융상품처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결제 기업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보상·정산·송금 기능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구현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스트라이프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의 협업을 통해 온체인 결제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트라이프는 지난해부터 법정화폐를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베이스 블록체인 기반 유에스디코인(USDC)으로 손쉽게 전환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150개국 이상에 빠르고 저렴하게 이체가 가능하도록 했다.
코인베이스는 스트라이프의 온램프(법정화폐→가상화폐) 기능을 코인베이스 월렛에 탑재해 이용자가 신용카드나 애플페이로 즉시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글로벌 사용자 기반을 가진 양사가 베이스를 중심으로 결제·정산을 온체인으로 이전하며 금융 인프라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스트라이프는 올해 스테이블코인 결제에 특화된 자체 블록체인 템포까지 공개하며 온체인 확장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템포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을 즉시 결제·가스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기 설계 파트너에는 쿠팡·쇼피파이·도어대시 등 커머스 업체와 리드뱅크·누뱅크·레볼루트·비자 등 금융사, 그리고 오픈AI·앤트로픽 등 AI 기업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최근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공개한 업비트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고 본다. 업비트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와체인을 기반으로 생태계를 확장할 경우 국내에서도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결제–가상화폐 통합 모델이 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핀테크사가 직접 가상화폐 거래소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전세계 4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영국 기반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는 지난해 레볼루트X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이 플랫폼에서 100종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다. 사용자는 지갑 입출금 한도나 수수료 없이 무제한으로 온·오프램프(법정화폐↔가상화폐)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BCG는 올해 ‘핀테크의 다음 국면: 성장한 승자들과 새 파괴자들의부상(Fintech’s Next Chapter : Scaled Winners and Emerging Distruptors)’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며 온체인 금융은 전환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토큰화(RWA) 등에 기회가 있다고 짚으며 특히 인공지능(AI)과 온체인 기술 적용한 인프라 기업은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결합이 이런 글로벌 흐름과 맞물리며 국내 핀테크 산업에도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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