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샤넬’로 불리는 여성 잡화 브랜드 사만다 타바사가 비트코인으로 물건 값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가전제품양판점과 백화점 체인이 결제를 도입하는 등 일본 내 인기 브랜드와 대형유통점이 앞다퉈 암호화폐 지불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휴대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암호화폐를 통해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만다 타바사는 지난 20일부터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외국인 고객이다. 해외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하네다·나리타·오사카 등 일본 주요 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해 있다. 이에 따라 관광객이 많은 도쿄와 오모테산도 지점부터 시작해 전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브랜드들도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체인점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가전양판점 체인인 비쿠카메라(Bic camera)는 59개 점포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대표적 백화점 체인인 마루이도 지난해 8월 도입한 후 현재 31개 지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비쿠카메라, 마루이 백화점은 해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코스로 꼽힌다.
한국에서도 지난 1월 유커에게 인기가 높은 패션 쇼핑몰 고투몰(Gotomall)의 627개 점포가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HTS코인과 협업을 맺고 서비스를 지원한다. HTS코인은 모바일 기반의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전자결제가 익숙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고투몰 판매상들이 비트코인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제 결제는 많지 않다. 일부 점포는 결제시스템은 알지만 정부 규제가 불안해 비트코인을 받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앞으로 일본은 정부주도 하에 암호화폐 결제를 장려할 전망이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은 금융청의 지원을 받아 2020년 도쿄 올림픽 이전에 ‘J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올림픽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성도 높이고, 결제수수료 수입도 챙기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후원사인 비자카드를 통해 주로 결제가 이뤄졌고, 이 기간 동안 해외기업인 비자카드의 해외결제율은 1,325% 증가하는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일부에선 유니온페이를 사용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결제 편의를 위해 도입한 롯데 웨어러블 카드는 지원되지 않는 단말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제 편의성과 수수료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격 변동이 심한 비트코인이 기존 법정통화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지급결제 수단으로써의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만 “정부가 보장하는 암호화폐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성에 힘입어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편리한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정연 인턴기자 drcherryberry@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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