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대기업의 역할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2018’의 연사로 나선 조셉 푼(사진) 라이트닝 네트워크 개발자는 블록체인이 기존의 여러 사업모델에서 대기업이 수행하는 중개자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기술이라 불리며 산업 생태계에서 중개자를 없앨 수 있는 기반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정작 효율성을 고려하면 기업이 중재가 역할을 수행하는 기존 중앙화 산업 모델이 더 나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됐다. 푼은 이같은 블록체인의 비효율성과 관련된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블록체인이 효율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 같은) 제 삼자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참여자들이 거래 과정에서 필요한 검증을 해내는 데 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인다”며 “블록체인이 가진 효율성은 대기업의 플랫폼이 중개자 역할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할 것”이라 강조했다.



푼은 한국의 경우 특히 대기업의 신뢰구조 독점 현상이 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대기업에 대한 신뢰는 다시 그의 자회사들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대기업 집단에 거래과정에 필요한 신뢰가 집중되고 있으며 (과연 이 구조가 바람직한지) 이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문제제기했다.

푼은 이어 “블록체인이 단순히 토큰을 모으는 행위 정도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근본적인 비즈니스 과정,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 기업들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셉 푼은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개발자와 함께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인 플라즈마(Plasma)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플라즈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하위의 체인(차일드 체인)을 만들어 붙이고 정보를 차일드 체인에서 우선 처리하는 형태의 기술이다. 정보처리 체인을 별도로 둠으로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자가 급증해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소하는 원리다. 이날 푼 고안자는 “플라즈마가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면 (실제 이더리움이 중개 플랫폼 역할을 대체할 수 있어) 대기업을 와해시키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인턴기자 drcherryberry@decenter.kr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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