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 일침을 날렸다. 동 헤(Dong He) IMF 자본 시장국 부국장은 3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의 잠재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중앙은행은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헤 부국장은 “암호화폐가 언젠가는 중앙은행의 역할 그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때문에 중앙은행이 암호화폐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 방지책으로 암호화폐의 일부 개념을 채택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이 개인 간 거래(P2P)가 가능한 자체적인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사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전자상거래와 같은 디지털 시장에서 중앙은행발 화폐를 소비자들이 친숙히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가 현금과 은행 예금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의 그의 입장이다.
헤 부국장의 이번 발언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의 암호화폐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3월 말 라가르드 총재는 각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 일부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 부국장의 주장이 최근 암호화폐를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이 점진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국제적 동향을 따른 것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세계 경제에 암호화폐가 미치는 영향이 커 중앙은행의 입지마저 위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채택하거나 자체적인 암호화폐를 출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발행이 아닌 규제 강화를 통해 중앙은행의 입지를 더욱 굳힐 가능성은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와 활용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블록체인 활용도 및 암호화폐에 대한 연구에 나서는 추세다. 홍콩 중앙은행은 최근 “자체적인 암호화폐 출시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지만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지 인턴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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