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개의 디앱(Dapp·Decentralized Application)들과 독립된 토큰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각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을 연결해주는 창구는 마땅치 않다. 각자의 생태계가 각자의 플랫폼 안에서만 존재하고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간, 그 위의 다른 암호화폐와 디앱간의 교류는 아직은 어려운 실정이다. 카이버 네트워크는 이러한 각각의 프로젝트들을 연결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유동성을 높이고 글로벌 탈중앙화 유동성 네트워크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출범했다.
카이버는 이에 거래소와 지갑, 디앱을 연동해 각기 다른 암호화폐를 교환하고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거래소 없이 이용자끼리 거래가 가능하도록 코인과 코인의 P2P 거래를 지원하는 탈중앙화거래소를 지향한다.
탈중앙화 네트워크인 만큼 카이버네트워크는 구조와 운용방식 측면에서 일반 중앙화 거래소와는 차별화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선 카이버네트워크는 거래소 내에 사용자가 예치금을 예치할 필요가 없다. 거래는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사용자가 원하는 어떤 암호화폐로든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바로 바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부상의 거래도 발생하지 않아 실제 충분한 양의 암호화폐가 없어 거래소가 파산하는 등의 일도 없다.
보안도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탈중앙화 거래소는 중앙화된 거래소에 비해 해킹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화된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서버가 해킹 당하면 자신의 자산의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 앞서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20일 해킹으로 350억원 어치의 피해를 입었으며, 코인레일도 지난 10일 4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다. 반면 탈중앙화 거래소에서는 거래소 이용자 개인이 자신의 자산을 직접 보관하기 때문에 거래소 해킹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카이버네트워크에는 리저브매니저 혹은 리저브 기여자로 불리는 유동성 공급자들이 존재하며 이들이 거래를 처리하는 구조다 . 리저브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토큰은 카이버네트워크의 기본 토큰인 KNC(Kyber Network Crystal)이다. 리저브매니저들은 일정량의 KNC를 지불하고 리저브로 등록, 카이버 네트워크 상에서 교환될 토큰을 공급한다.
일반적 금융 시장에서 이들은 ‘마켓 메이커’로 불린다. 금융시장에서 마켓 메이커들은 스프레드(매도가와 매수가의 차액)라는 일종의 수수료를 받는다. 카이버의 리저브 매니저들은 스프레드와 같은 매매차익을 댓가로 카이버 네트워크에 자신의 암호화폐를 예치하고, 카이버 네트워크 사용자들의 거래에 응해야 한다. 리저브 매니저들은 스스로 스프레드를 정할 수 있다. 카이버는 리저브 매니저들이 많아져서 서로 경쟁을 통해 더 적은 스프레드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저브 시스템의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리저브 매니저는 각기 다른 2종류의 ERC-20암호화폐를 카이버 네트워크에 예치한다. 만일 이더리움과 오미세고를 예치한 리저브 매니저가 있을 때, 오미세고로 이더리움을 사고 싶어하는 사용자에게 리저브 매니저는 오미세고를 받고 이더리움을 건네주는 방식이다. 카이버 리저브가 되기 위한 튜토리얼과 API는 오는 7월 제공될 예정이다.
다양한 암호화폐들이 거래되기 때문에 한 종류의 암호화페가 소진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카이버의 리저브 소브트웨어는 이를 대비해 자동으로 유동성을 유지하는 리밸런싱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정 토큰의 수량이 초과되거나 부족하면 초과 수량 토큰은 거래소에 팔고 부족분은 거래소에서 구매해 일정량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카이버 네트워크는 현재 엘프, 카이버네트워크, 베이직 어텐션 토큰, 오미세고, 디센트럴랜드, 파워렛져, 리퀘스트네트워크, 기프토, 스테이터스네트워크 등 32종류의 토큰의 거래와 교환을 지원하고 있가. 아직 이더리움 기반인 ERC-20 토큰들만이 거래 가능하지만 추후 더 많은 토큰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카이버 네트워크는 탈중앙화 거래소를 넘어 더 방대한 꿈을 품고 있다. 현재 카이버 네트워크는 메인넷을 공개하고 결제시스템에 연동하는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리저브 시스템이라는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유동화 문제를 해결한 탈중앙화 거래소 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웹사이트와 플랫폼 간 토큰 환전 서비스인 카이버 리퀴디티(Kyber Liquidity)와 토큰 세일 플랫폼인 카이버 고(Kyber Go), 토큰 스왑 서비스인 카이버 스왑(Kyber Swap) 등을 통해 파편화된 카이버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의 자유도를 높이고, 완전한 탈중앙화 세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 wonjaeyeon@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