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몇 백개의 창업 기업들이 ICO(암호화폐공개)금지 등의 정부 규제로 인해 스위스와 싱가포르로 떠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ICT인프라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블록체인이라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3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제 3세미나실에서 열린 ‘블록체인의 미래, 그리고 과제는’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정부 규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스위스, 싱가포르 등 해외로 나가 5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내며 사업을 하고 있다”며 “국회가 할 일은 규제가 아니라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입법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한국금융 ICT융합학회 공동주최로 개최돼 오정근 한국금융 ICT융합학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양우 수원대 고용서비스대학원 교수, 최경구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하태형 법무법인 율촌 고문 변호사, 유순덕 한세대 e-비즈니스학과 교수,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블록체인을 어떻게 산업에 활용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다”라며 “현 시점에서는 몇몇 지역을 특구로 만들어 한국형 특구로 조성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의 사례를 보고 한국의 가능성을 어떻게 열어갈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의 해외 유출을 막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크립토밸리의 조성에 앞서 본받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스위스의 주크시가 제시됐다. 김양우 수원대 고용서비스대학원 교수는 “스위스 주크 크립토밸리에는 12만 4,000명의 인구가 131개의 국적을 가지고 모여 있으며 블록체인 관련 회사가 250~300개 위치해 있다”며 “주크에서는 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자문사무소, 공공기관들이 들어서 최근의 인구증가율은 9.6%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성장률은 2.8%로 스위스 전체에 비해 약 2배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순덕 한세대 e비즈니스학과 교수는 “한국은 국가 시스템이 탑다운 식으로 진행되고, 규제 친화적인 국가로 한번에 많은 규제를 개혁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위해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하는 크립토밸리, 규제프리존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태형 법무법인 율촌 고문 역시 “샌드박스와 특구를 시범적으로 조성하게 되면 많은 기업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관리하기도 용이하게 될 것”이라며 “법령을 개혁하기 보다는 가이드라인 형태로 점진적으로 허용해나가는 방안이 가장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 wonjaeyeon@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