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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에 암호화폐 사들이는 터키·남미인

신흥국 경제 위기에 암호화폐에 눈 돌리는 사람들 늘어나

터키,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 BTC 거래량 최대 130% 증가

전문가들 "기존 법정 화폐보다 안정성이 오히려 낫다 판단한 것"

불안한 법정 통화의 대체제 역할 부각


신흥국을 중심으로 암호화폐가 불안한 법정통화를 대신해 자산 가치를 저장하는 대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 위기에 법정 통화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남미와 터키에서는 금과 암호화폐 거래량이 함께 급등하는 추세다. 금은 달러화와 함께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법정통화의 지위까지 노리기는 어렵지만 경제 상황이 불안한 국가에서는 오히려 법정통화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된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폭락하는 법정 화폐 가치에 암호화폐로 눈 돌린 사람들=

약 석 달 전부터 터키, 아르헨티나 등 라틴 아메리카 지역 내 금 거래량은 늘어났다. 특히 터키에서의 거래량 증가 추세가 도드라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터키 내 금 거래량은 1만7,000건을 기록했던 지난 3월보다 약 두 배 이상 뛴 4만건을 기록했다. 미쓰비시 자동차공업에서 귀금속 관련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조나단 버틀러는 “리라 가치가 대폭 떨어졌기 때문에 금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은 당연하다”며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은 곧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힌 금과 함께 수요가 늘어난 투자자산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암호화폐 거래 데이터 제공업체인 코인댄스(Coindance)에 따르면 약이달 중순 라틴아메리카 지역 내 비트코인 거래량이 대폭 늘면서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거래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했다.

가장 극적인 거래 증가세를 보이는 곳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리라화가 폭락한 터키다. 터키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BTC 트루크의 거래 대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130%까지 증가했고 또 다른 경쟁 거래소인 ‘코이님(Koinim)’의 거래량은 63%까지 증가했다. 이와 반면 이날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7.24리라까지 떨어졌다. 현재 리라화는 당시보다 더 떨어진 6리라를 맴돌고 있다.

최근 증가한 터키의 금 수요./ 사진= 보르사 이스탄불 제공

◇ 비트코인 거래량 급증…왜? “암호화폐 절대 속성보다 법정화폐 가치 불안 때문”=

신흥국이 경제 위기를 맞자 암호화폐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리서치 센터장은 “모든 것은 화폐의 안전성 문제”라며 “리라화 폭락이 거듭되다 보니 암호화폐가 국가 통화보다 안전하다고 판단되어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볼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금보다 더 안전한지 아닌지는 나중 문제”라며 “금을 사는 것보다 접근이 쉬우면서도 리라화보다 안전한 암호화폐를 택하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라고 덧붙였다.

한국금융ICT융합학회의 오정근 회장도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암호화폐가 금과 같이 100%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상대적으로 신흥국 통화보다는 안정적이라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도 키프로스공화국이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를 회상하며 “당시 국채가 투기등급까지 떨어지면서 공화국 사람들은 전부 국가 통화를 저버리고 앞다퉈 비트코인을 샀다”고 덧붙였다. 터키 리라화 폭락에 암호화폐를 선택하는 것은 과거 키프로스공화국이 비트코인을 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3년 키프로스공화국은 금융위기에 국민들의 계좌를 동결시켰다. 국민들이 자신의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를 우려해 내놓은 조치다. 화폐를 발행하는 주체인 정부와 은행이 언제든지 내 돈을 앗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에 당시 2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266달러까지 뛰었다.

공태인 코인원 리서치 팀장은 ‘상대성’을 강조했다. 암호화폐의 절대적인 특성보다는 현재 각 나라 법정화폐의 가치 변동성과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을 비교해 상대적 안전성을 판단해야한다는 의미다. 코인원 보고서는 암호화폐를 그 자체로 안전자산이라기 보다는 신흥국 법정통화의 대체재나 보완재로 설명했다. 공 팀장은 “남아공,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은 화폐 취약국들의 경우 자국 화폐 대비 훨씬 안전한 자산으로 봤을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적으로 리라화 대비 안전해 보이니 수요가 컸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비트코인 매수로 터키 국민들은) 리라화 기준으로는 엄청난 수익을 봤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그 사이 움직임이 없었고 리라화는 몇 십 프로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터키에서는 암호화폐가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한 법정화폐의 좋은 대체재가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전문가들 “암호화폐 아직 법정화폐 역할 하기에는 역부족”=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의 상대적 안정성이 인정받더라도 여전히 기존 법정통화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변동성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암호화폐의 가치와 규제 공백 때문이다. 이달 초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지폐, 동전, 수표와 같은 화폐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이 가치가 21만3,000달러를 넘기거나 네트워크 처리 용량이 극적으로 향상돼야 한다”며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비자카드와 같은 결제업체가 취급하는 결제금액의 일부만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자산을 대체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 투기적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많다”며 “실생활에 쓰기 위해선 투기적 수요에 대한 대처, 네트워크 처리 용량 확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고 아직 규제 또한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법정 통화의 대안책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름 공개를 꺼린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에 따라 암호화폐를 대체 자산처럼 여길 수도 있고 단순한 투기로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리라화보다도 낮은 변동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고 믿었다기보다) 자국 통화 가치 폭락에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암호화폐가 법정 화폐는 아니지만 금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 관련 업체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립토오라클(CryptoOracle)의 루 커너 공동창립자는 2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금과 같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살아남을 것”이라며 “5년 이상은 걸리겠지만, 금을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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