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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지갑의 진화](上) 간편송금에 투자플랫폼까지···핀테크 진화와 닮았다

‘토스’처럼 친구 목록서 바로 암호화폐 전송

“지갑 인증도 간편해야”…생체인증도 도입

투자 플랫폼으로 거듭나기도…에어드롭에 토큰 발행까지

출처=셔터스톡

암호화폐 지갑업계의 현 상황은 핀테크 발전 동향과 닮았다. 핀테크 업체들이 간편 송금, 생체인증, 투자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로 금융 산업의 틀을 바꿨듯 지갑 업체들도 이 같은 서비스로 암호화폐 투자의 지평을 열고 있다.

◇지갑주소 입력 없이 간편 송금…암호화폐계 토스 나오나= ‘토스(Toss)’는 국내 핀테크 업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누적 가입자가 85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간편 송금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의 인기 요인은 단순하다. 그동안 돈을 보내기 위해선 상대방 계좌번호 13자리를 입력해야 했지만, 계좌번호를 몰라도 친구 목록에서 상대방을 찾아 송금하도록 하면서 이 절차를 간편하게 바꾼 것이다.

암호화폐 송금은 이런 간편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갑 주소 대부분은 영문과 숫자가 섞인 긴 문자 조합으로 구성돼있을뿐더러 일일이 ‘개인키’를 입력하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간편 송금에 익숙한 국내 시장은 더욱 그렇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업체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업체 ‘소버린월렛(Sovereign Wallet)’은 메신저 기반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를 개발했다. 길고 복잡한 지갑 주소를 입력할 필요 없이 메신저 목록에서 상대방을 선택한 후 암호화폐를 보내는 서비스다. 상대방은 암호화폐가 전송됐다는 알림을 바로 받을 수 있다. 윤석구 소버린월렛 대표는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대화 상대방을 선택하듯 암호화폐를 받을 사람을 선택하고, 금액을 입력해 바로 송금하는 방식”이라며 “주소 때문에 암호화폐를 잘못 보내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나무 자회사 루트원의 암호화폐 지갑 ‘비트베리(Bitberry)’ 역시 간편 송금 기능을 도입했다. 카카오톡 계정과 지갑을 연동해 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비트베리는 지난달 국내 마켓 출시에 이어 22일 해외 마켓에도 출시를 마쳤다.

◇공인인증서 갈아치운 생체인증, 암호화폐 지갑에도= 핀테크 업계에서 적극 활용하는 생체인식도 암호화폐 서비스에 도입되고 있다. 생체인증은 지난해 금융권을 강타한 기술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10월 6건에 불과했던 금융권 생체인증 서비스는 지난해 8월 52건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은행, 카드사에 이어 금융결제원까지 속속 생체인증을 받아들였다. 이처럼 금융권이 앞다퉈 생체인증을 도입하자 사용자들도 이러한 인증 방식에 익숙해졌다.

블록체인 업체 아모랩스(Amo Labs)의 ‘아모월렛(Amo Wallet)’은 생체인증 방식을 통해 암호화폐 지갑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모랩스를 만든 펜타시큐리티의 김덕수 전무는 “핀테크의 기술 철학처럼, 암호화폐 지갑도 사람들이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생체인증은 사람들이 가장 편히 쓰는 인증 수단이자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이기 때문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암호화폐 지갑에서 인증 수단이 중요한 이유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거래 내역이 저장되는 것은 맞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 소유자를 찾아주지는 않는다”며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세탁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유권을 지키려면 지갑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인증 절차가 중요하고, 앞으로 생체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인증수단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 자산 보관을 넘어…투자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암호화폐 지갑= 간편 송금이나 생체인증이 핀테크의 원조 격이라면, 투자 플랫폼은 최근 핀테크 시장의 대세다. 투자 전용 플랫폼을 표방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은 물론 카카오페이나 토스 같은 대형 업체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에서 곧바로 투자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토스는 지난해 6월부터 부동산 소액 투자 등 투자 플랫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암호화폐 지갑도 마찬가지다. 거래소보다 편리하게 에어드롭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지갑 애플리케이션에 자체 탈중앙화 거래소를 탑재하는 등 투자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유니오(UNNIO)가 만든 암호화폐 지갑 ‘클렛(CLET)’이 대표적인 예다. 클렛은 ICO(암호화폐공개) 프로젝트들이 클렛을 통해 에어드롭을 진행하면 이용자는 토큰을 받아 지갑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탁기영 유니오 대표는 “ICO 투자 절차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지갑 내에서도 ICO 투자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버린월렛은 탈중앙화 거래소 ‘M-DEX’를 지갑에 탑재하는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지갑 앱이 블록체인 플랫폼의 노드가 되게끔 할 계획이다. 지갑을 메타 블록체인이라는 플랫폼과 결합해 지갑으로 토큰 발행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윤석구 소버린월렛 대표는 “지갑 사용자가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해 화폐 발행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며 “단순한 암호화폐 투자가 아닌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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