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면 아이러니한 현실을 발견합니다. 기업은 고객 데이터를 사오고 싶지만 사올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고, 개인은 여러 곳에서 무단으로 자신의 데이터가 수집 당합니다. 에어블록은 이 둘을 연결해주는 프로젝트입니다”
남성필 에어블록 대표는 “전 세계의 흐름이 ‘개인의 데이터는 개인의 소유’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서비스가 데이터 주인 허락 없이 무단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자사의 수익화에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에어블록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블록은 자신의 데이터를 정당한 대가를 받고 팔 수 있는 탈중앙화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추구한다. 개인이 어떤 웹사이트에서 어떤 정보를 검색하고, 어떤 광고를 클릭하고, 어떤 물품을 구매하는지 등을 기존에는 기업이 마음대로 가져가 사용했다면, 이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에어블록은 위젯 SDK(software developement kit)를 만들어 기존의 대형 인터넷 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공급한다. 남 대표는 “예를 들면 싸이월드의 위젯 같은 것을 만들어 기업이 이를 자신의 서비스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위젯을 통해 에어블록에 어떤 개인정보를 제공할 지 여부를 선택하고 승인할 경우 이를 에어블록에 축적, 원하는 기업에 자신의 정보를 사고팔 수 있다. 처음부터 고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다른 앱들과는 달리 이미 100만, 1,000만의 사용자를 지닌 사이트들에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이라 사용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정보 제공에 동의한 개인들이 에어블록의 클라이언트 서비스에 자신의 관심사를 입력하면, 해당 데이터는 에어블록의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다. 광고주들은 이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신들이 광고할 제품과 관련된 사용자들에 대한 정보를 구매할 수 있다.
개인들은 이렇게 판매된 자신들의 데이터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얼마나 판매되었는지 등을 에어블록의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판매된 만큼의 보상을 에어블록의 ABL토큰으로 전환해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에어블록이 기존 탈중앙화 광고 플랫폼과 다른 이유는 ab180이라는 든든한 모회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과거 구글 광고 키워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마케팅 회사와 빅데이터 회사 등을 거치며 창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5년 에어블록의 모회사인 빅데이터 기업 ab180을 세웠다. 데이터 분석 처리 전문회사인 ab180은 한 달에 25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실시간 수집, 분석하고 있다. ab180은 현재 국내 150 여 개의 기업들에 광고 기여도 분석 툴 ‘에어브릿지’를 제공하고 있다. 남 대표는 “ab180의 기존 고객 특징상 유통 부분에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전까지의 고객 경험을 통해 어떤 데이터가 많이 판매되는지 등을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블록은 클레이튼의 디앱으로 합류했지만, 하나의 플랫폼만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출발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하나의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복잡해 4가지 블록체인을 사용하기로 했다. 데이터의 처리는 아이콘, 비즈니스 로직은 클레이튼, 프록시를 통한 재암호화는 누사이퍼, 그리고 자체 사이드체인 기술인 에어로를 통해 진실성을 보증한다.
에어블록은 지난달 18일 라인(LINE)의 블록체인 자회사 언블락 벤처스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 소식을 발표했다. 남 대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시범 서비스는 크립토 웹사이트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내달 말 세 개의 사이트에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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