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계좌 지원을 약속하며 원화 거래시장 오픈을 예고했던 후오비 코리아가 결국 법인계좌를 이용한 반쪽자리 원화(KRW) 마켓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 신규계좌를 통한 원화 거래를 지원하겠다 밝혔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은행은 NH농협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세 곳이다.
3일 후오비 코리아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늘부터 원화(KRW) 마켓을 오픈한다”며 “4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거래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후오비코리아는 신한은행을 이용한 법인계좌로 KRW를 지원한다.
후오비 코리아 KRW마켓 상장 암호화폐는 테더(USDT),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이오스(EOS), 리플(XRP) 등이다. 원화 마켓 거래 개시 시점부터 순차적으로 상장되며, 심사를 거쳐 다른 토큰들도 계속해서 상장될 예정이다.
후오비 코리아의 실명계좌 불발에 대해 업계와 투자자들의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섣불리 실명 계좌 지원을 약속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후오비 코리아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외국계 거래소가 실명계좌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면서 “실명계좌 신규 개설에 실패하면서 지나친 마케팅 사례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마케팅 차원에서 섣불리 실명 계좌 지원을 약속했다는 지적이다.
후오비 코리아가 그나마 원화마켓 오픈을 한 것이 최선이 아니냐는 옹호론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생긴 해프닝, 단상이 아닐까 한다”며 “후오비코리아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화마켓 오픈을 두고 케이뱅크와의 협력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 역시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후오비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오픈을 약속한 상황이라 더 이상 원화마켓 오픈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오늘 원화 마켓을 열게 됐다”면서 “실명계좌 지원을 약속했었으나 최근 이슈 등 시장 상황 악화로 법인계좌를 이용해 원화 마켓을 오픈했다”고 해명했다.
/신은동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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