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Early adopter)의 제품 혹은 서비스 리뷰는 산업이나 기업 모두에게 중요하다. 이들의 사용 후기와 평가는 기능을 개선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마케팅 방향을 잡는 데에도 유용하다.
그동안 얼리어답터들은 직접적인 보상 없이 활동했다. 스팀헌트는 여기에 토큰 이코노미를 얹었다. 좋은 리뷰를 올리는 얼리어답터는 블록체인 플랫폼 스팀의 토큰 STEEM이나 스팀헌트의 토큰 HUNT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8일 디센터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스팀헌트의 김동혁 공동대표는 “기존 얼리어답터 리뷰 사이트인 프로덕트헌트(Product Hunt)는 2016년 엔젤리스트(AgelList)에 인수된 이후 광고성 리뷰가 올라오면서 리뷰어의 만족감이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토큰을 활용하면 커뮤니티 모델의 비즈니스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프로덕트헌트의 트래픽은 2016년을 고점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공동대표와 조영휘 공동대표는 제품 및 리뷰 모델에 보상 체계를 붙이면서 ‘어뷰징(Abusing)’을 잡아내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스팀헌트에서도 어뷰징 문제가 많이 발생했었다”면서 “지난해에는 3개월 정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의 행동은 절대 예측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래서 애자일(Agile)하게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자일이란 ‘민첩한’이란 뜻을 지닌 형용사로, 정해진 계획만 따르기보다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식을 뜻한다. 스팀헌트는 어뷰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인증(KYC), 추천(Referral), 히스토리 추적 등 20여 가지 지표를 합쳐 사용자의 신용도를 판별하고, 이를 보상에 반영하고 있다.
조영휘 대표는 “스팀헌트는 사용자와 같이 빌드업(Build-up)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함께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혁 대표는 “리버스 ICO의 가장 큰 장애물이 어뷰징이며, 아무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도 디앱을 만들면 이 문제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스팀헌트의 커뮤니티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스팀헌트가 밝힌 월 단위 활성화 사용자(MAU)는 6만명이다. 월간 페이지 뷰는 150만 건 정도다. 스팀 디앱 중 5위(24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스팀헌트는 모든 디앱을 통틀어서도 10위권에 든다. 미국에 유저의 40% 정도가 있으며, 영국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상당한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얼리어답터 리뷰 서비스인 스팀헌트에 이어 리뷰헌트(Review Hunt)와 아이디어헌트(Idea Hunt)도 로드맵에 포함되어 있다. 김 대표는 “리뷰헌트에선 기업이 새로 출시한 제품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며, 아이디어헌트에선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뷰헌트와 아이디어헌트는 공팔리터와 킥스타터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영휘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에 올라온 제품을 먼저 구매한 이후 제품이 나오기 전에 그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다”면서 “이런 구조는 얼리어답터 세계에선 자주 일어나는 일이며, 토큰을 매개체로 이런 거래가 좀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가지 종류의 서비스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리뷰헌트와 아이디어헌트의 경우, 스팀헌트의 토큰인 HUNT 외 다른 토큰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 유저의 사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스팀헌트는 별도의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하지 않았다. 투자 유치도 없었다. 두 명의 대표와 스팀헌트 생태계의 자발적 참여자들로 커뮤니티는 성장해왔다. 11명의 모더레이터와 20명의 인플루엔서, 그리고 256명의 스팀파워 스폰서는 자신의 재능과 자산을 스팀헌트에 제공하고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아왔다.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축한 스팀헌트는 다음 도약을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토큰을 판매하는 IEO를 고민하고 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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