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환급이 완료되는 최종 단계까지 블록체인 상 기록에 담을 것입니다. 환급 과정이 투명해지는 것은 물론 모든 단계가 스마트컨트랙트로 자동화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업 EBC파운데이션과 제주도 미래전략국은 8일 제주도 EBC라운지에서 블록체인 기반 텍스리펀드(Tax Refund) 서비스를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 텍스리펀드 서비스는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인 제주도가 선보이는 시민체감형 블록체인 사업 중 하나다.
EBC파운데이션측은 “지금은 환급 대행사 같은 미들맨이 존재하기 때문에 환급 과정에서 불필요한 수수료가 발생한다”며 “종이 환급전표를 가지고 일일이 환급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며 서비스 추진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런 비효율적 시스템으로 인해 매년 800억원 가량의 환급 가능 금액이 환급되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을 못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연은 개인 여권을 이용해 이뤄졌다. 텍스리펀드의 첫 단계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여권 사진을 등록하는 일이다. 여권을 등록하자 세금 환급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었다. 서비스가 가동되고 근처에 있는 텍스리펀드 가맹점이 앱 화면에 떴다.
가맹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결제를 하며 앱 상의 바코드를 보여주니 구매 내역이 블록체인 상 거래로 기록됐다. 거래가 올라가면 환급 가능 금액을 앱 상에서 볼 수 있었다. 이후 세관에서 물품 반출을 확인 받고 세금을 환급 받는 것처럼 처리하자 확인여부와 환급 기록 역시 블록체인 상 거래가 됐다. EBC파운데이션측은 “데모 버전은 하이퍼레저 패브릭으로 구현됐지만 실제 출시버전은 이더리움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현해 선보일 것”이라며 “사용자가 늘어나면 블록 하나에 담기는 거래량을 조정해 거래 처리속도도 빠르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환급 과정이 편리한 이유는 모든 단계가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자동화되기 때문이다. EBC파운데이션측은 “고객 정보와 상점 정보, 환급 물품 정보도 스마트컨트랙트로 전송되고 세관이 환급 조건과 반출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도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진다”며 “더 이상 환급 창구에서 줄을 서고, 환급 금액이 언제 들어올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미래전략국은 이번에 시연된 텍스리펀드 서비스를 포함해 토지대장 기록, 전가자동차 폐배터리 이력 관리에도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시연회에 참석한 노희섭 제주 미래전략국장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목표로 특구에 참여할 블록체인 기업들도 계속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구는 오는 7월 경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한석경 EBC파운데이션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제주도가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되면 참여기업이 될 예정”이라며 “제주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텍스리펀드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도=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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