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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 42]귤과 탱자의 차이로 본 블록체인

  •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 2019-02-15 14:03:58
[디센터 소품블 42]귤과 탱자의 차이로 본 블록체인

[디센터 소품블 42]귤과 탱자의 차이로 본 블록체인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소울푸드(Soul Food)는 영혼을 달래줄 정도로 맛있는 음식, 옛 추억을 살려주고 애환을 달래주는 음식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음식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미국 남부에서의 고단한 노예생활을 참고 버티는 역할, 즉 영혼의 아픔과 육체의 힘듦을 이겨내던 음식이었다는 아픔이 묻어 있는 용어이다.

‘한국 사람에게 삼겹살만큼이나 사랑을 받는 음식이 또 있을까?’ 라고 자문해보기도 한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한국인의 대표적인 소울푸드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바로 삼겹살이다.

돼지 한 마리를 도축을 하면 대략 55Kg의 고기가 나온다고 한다. 그중 삼겹살은 10Kg 내외에 불과하다고 하니, 나머지 부위는 어떻게 처리가 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와 달리 다른 나라는 기름기가 많이 없는 안심, 등심과 같은 저지방 부위를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삼겹살이 보급된 것이 수출하지 못하는 부산물 처리 방안이었다는 재미있는 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일본에 돼지고기 등심과 안심 부위를 수출하고, 그들이 선호하지 않는 부위인 삼겹살을 처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국내에서 먹도록 했다는 것이다.

유럽의 슈니첼이 일본으로 건너와 돈가스가 되었다.

바로 일본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인 돈가스는 저지방 부위를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지방이 많은 삼겹살은 우리의 소울푸드가 되었으니, 자연스러운 공조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남귤북지(南橘北枳)’,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했다.

제나라의 안영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제나라를 얕잡아 보고, 제나라 출신의 죄수를 불러 고향이 어디인지 물어보며, 면박을 주었다. 그때 안영이 귤이 회수를 건너서 심으면 탱자가 된다며, 천성이 착한 제나라 사람이 환경이 좋지 않은 초나라에서 살게 되어, 나쁜 영향을 받았다며 맞받아친 명언이다. 요새 표현으로 하면 사이다 발언이었다.

슈니첼과 돈가스는 좋은 모습으로 더 발전하는 경우이다. 같은 재료와 비슷한 방식으로 좋아하고, 즐겨 찾는 음식이 되고, 음식 문화를 공유하게 된 것이다.

블록체인에서는 소울푸드 용어의 변형이 남귤북지의 사례로 다시 재림하는 것 같다. 블록체인에서 투자의 방식을 살펴보자.

ICO(Initial Coin Offering),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STO(Security Token Offering) 모두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것이다. 방식과 절차가 차이가 있지만 결국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다.

슈니첼이 돈가스가 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가 널리 보급되고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역별로 다양하다는 키워드로 인식하고, 경쟁하듯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귤과 탱자 둘 중에 고르라고 하면, 대부분 귤에 손이 갈 것이다. 그렇지만, 식용 방식에 따라서는 탱자도 귤 못지않은 다른 효능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선택의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에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편견의 문제에 봉착한 것 같다.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다단계를 만나면 떼돈 버는 코인 비즈니스가 되고 있는 건지, 비즈니스 자체가 원래 대박만을 추구하는 것인지 구별이 잘 안 된다. 아직도 코인을 구매하면 몇천 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다단계 상술이나, 이름만 바꿔가며 계속 사람들에게 허황한 투자를 권유하는 상습적인 조직이 있다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 귤과 탱자를 아예 구별을 못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난다.

지글지글 구워서 기름이 넘쳐나는 삼겹살이 더 맛있게 보이는 심리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스럽지만, 다양한 부위를 골고루 섭취하면 문제가 해결 가능할 것 같다. 블록체인의 투자도 다양한 경로를 열어두고, 편중되지 않게 서서히 진행한다면 건강한 투자 방식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제언해 본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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