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라이 체인(상품 공급망)’은 블록체인 기술이 잘 쓰일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각 공급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 월마트 등 물류 유통 대기업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서플라이 체인에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SDS 역시 블록체인 물류 산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정태영 삼성SDS 첼로 플랫폼 팀 프로는 14일 판교 삼성SDS에서 열린 ‘첼로 컨퍼런스 2019’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물류 산업의 핵심인 공급망은 블록체인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정 프로가 밝힌 블록체인 기반 수출통관 서비스의 성과는 △납품 일정, 통관 정보 등 여러 정보 간 데이터 연계성 확보 △데이터 이중입력 최소화 △데이터 불일치 방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통한 수출서류 위조사기 예방 등이다. 정 프로는 “수출기업, 관세청은 물론 수출서류 위조로 피해를 입었던 은행들까지 이점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수산가공업체로 구성된 ASK수출협의회와의 사업도 성과를 창출해냈다. 정 프로는 ASK수출협의회에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한 이유에 대해 “수산물의 지속 가능 생산과 양식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산물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전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구매자가 수산물 입식부터 선별, 포장 출하까지의 전 이력을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당 이력은 모두 블록체인 상 데이터로 저장된다.
이를 위해 삼성SDS는 ‘딜리버 플랫폼’이라는 플랫폼 연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프로는 “물류 업계의 여러 플랫폼을 딜리버 플랫폼상에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이퍼렛저 패브릭과 이더리움 블록체인 간 상호 운영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 프로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개념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송상화 인천대학교 교수 역시 블록체인 기술이 물류 산업에서 중요하게 쓰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올해 물류 산업의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라며 “이 핵심에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아직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하지만, 공급망 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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