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O는 ICO의 문제점을 모두 가져왔고, 더 악화시켰습니다.” 작년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속 변호사였던 자크 폴런은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IEO의 불투명성 등을 강하게 지적했다.
말타에 설립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연초부터 불을 지핀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 암호화폐 거래소 공개)와 IEO 플랫폼에 대해 그 인기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시애틀 소재 거래소 바트렉스의 빌 쉬하라 대표는 “IEO 자금 조달이 작년 ICO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사용자와 프로젝트팀 양측으로부터 IEO를 해달라는 상당한 요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가 IEO 붐을 일으켰지만 소형 거래소들이 취급하는 IEO 건수도 무시못할 수준이다. 코인스케줄닷컴에 따르면 엑스마켓츠라는 소형 거래소의 IEO 건수가 가장 많다.
LA 소재 아카 펀드의 파트너 제프 도만은 “(거래소가 주도하는 IEO는) 일종의 아이러니”라며 “탈중앙화라는 관점에서는 이상하기 짝이 없지만, 누구도 황금 거위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IEO를 통해 토큰이 곧바로 거래소에 상장이 되고, 2차 유통이 이뤄지게 되는데, SEC가 이것을 증권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 폴런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일종의 증권 중개(브로커리지)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규제 문제를 의식한 때문인지 지금까지 진행된 대부분의 IEO는 비 미국인 대상이었으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말타 등에 설립된 거래소에서 이뤄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국경없은 경제 구축을 모토로 내건 알고랜드 프로젝트의 경우 토큰을 발행하지도 않았고, 토큰 세일즈 계획도 없지만 한 거래소에서 토큰 판매 공고를 내기도 했다.
블룸버그 기고가 이면서 암호화폐 투자자인 아론 브라운은 “주식공개(IPO)를 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중개인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ICO도 마찬가지”라며 “거래소의 사전 검증 약속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나 코인의 내재 가치, 조달한 자금의 쓰임새, 프로젝트 진행 방침 등이 검증을 받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IEO 사례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ames Jung 기자 jms@decenter.kr
-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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