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앱(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디앱을 올릴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디앱 개발팀은 이더리움과 이오스 등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의 장단점을 따진다. 디앱의 기능은 플랫폼의 기능에 상당히 종속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위의 디앱은 느린 속도를 감수해야 하고, 이오스 위의 디앱은 탈중앙화 정도가 부족하다는 논란을 감내해야 한다.

박도현 바이프로스트 대표는 “디앱 개발팀이 블록체인 플랫폼의 각기 다른 기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앱을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블록체인 기술이 널리 쓰일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바이프로스트가 블록체인 플랫폼과 디앱을 잇는 ‘미들웨어’를 개발하는 이유기도 하다.일부는 프라이빗에, 나머지는 퍼블릭에…디앱-블록체인 플랫폼 간 간극 좁힌다



바이프로스트 미들웨어가 작동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디앱 개발 코드를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현 가능한 부분과 퍼블릭 블록체인이 필요한 부분으로 나눈다. 빠른 속도가 필요한 활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그리고 보안이 필수적인 활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올리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개발팀은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박도현 대표는 “퍼블릭·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장점만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앱 개발팀은 바이프로스트 미들웨어를 이용해 블록체인 플랫폼의 부족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미 출시된 퍼블릭 블록체인 메인넷과 함께 바이프로스트 미들웨어에 의해 세팅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더해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개발팀에게 보다 유연한 디앱 개발 환경이 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 시연을 마치고 여러 디앱과 협의하고 있으며, 연말이면 디앱 파트너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프로스트 미들웨어는 이더리움에 초점을 맞춰 개발되었지만,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그 서비스 영역이 확장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트론, 퀀텀, 클레이튼 등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을 사용하는 모든 블록체인 플랫폼에 (미들웨어가) 적용될 수 있다”며 “이더리움 재단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프로스트의 미들웨어는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팅 기업 블록크래프터스가 업계에 선보이는 첫 상용화 포트폴리오이기도 하다. 전 세계 20여 개국 500여 개 프로젝트를 검토한 블록크래프터스는 고심 끝에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몇 개 프로젝트를 골라냈다. 최현식 블록크래프터스 파트너는 “리투아니아,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며 “그중 가장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뚜렷했던 프로젝트가 바이프로스트”라고 말했다.

상용화 가능성이 뚜렷하고, 블록체인 업계 전체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프로젝트. 블록크래프터스가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기준이다. 최 파트너는 “몇몇 디앱이 휴대폰에도 깔리기 시작한 걸 보면, 곧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더 많이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벤처캐피털은 확실한 기술력을 확인해야 투자에 나서는 편인데, 바이프로스트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은 기술 면에서도 상용화 가능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프로스트는 기술 시연 이후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최 파트너는 ‘블록체인 3.0’이라 불릴 만한 프로젝트들을 더 발굴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의 역사는 짧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산업의 큰 축은 분명 존재한다”며 “블록체인 3.0을 표방한 프로젝트들이 여럿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고, 그런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블록크래프터스의 목표는 맡은 프로젝트의 암호화폐가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게 돕는 게 아니고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엑셀러레이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영·조재석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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