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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중국의 블록체인 규제 100% 이해하기



[이 콘텐츠는 input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input은 콘텐츠와 모임을 통해 혁신 기술을 이야기합니다.]
2019년 1월 10일 중국 블록체인 감독 관리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바로 정부 기관인 중국 국가 인터넷 정보 판공실에서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발표한 것입니다. 총 스물네 항으로 이루어진 이 규정은 중국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대한 최초의 명문화된 부문규장(Department Rules)입니다. 즉 정부 각 부에서 법률과 행정법규에 근거하여 제정하는 일종의 규범이죠. 헌법 법률 행정법규에 비해 예속력이 약하지만, 시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경제 및 산업부문에서 시장 관리를 위해 흔히 사용됩니다. 이 규정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2014년 무렵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8년 10월 초안을 미리 공개하여 충분한 공론화를 거친 뒤 2019년 1월 10일 최종안을 발표하는 신중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 규정을 통해 중국 정부가 앞으로 블록체인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자 하는지 그 의지와 방향성을 두루 엿볼 수 있습니다

규정에는 중국의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에 대해 등록제를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고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서비스와 관련한 정보를 기재하고 허가를 얻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2019년 3월 30일에 첫 번째로 허가를 받은 기업과 블록체인 사업들의 목록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목록에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 유수의 IT 기업을 포함해 164개 기업의 197개 블록체인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중국 정부가 2019년 1월 10일 발표한 관리 규정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려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2019년 3월 30일에 공개된 명단을 참고해 중국 기업이 현재 어떤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교통정리에 나선 배경은 이렇다

중국 정부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은 엄청납니다. 2015년부터 2017년 말까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블록체인 기술 연구와 응용을 주도할 20여 개의 조직이 생겼습니다. 2016년 10월에는 <중국 블록체인 기술 및 응용 발전 백서>라는 세계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 현황을 총망라한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죠. 같은 해 12월 중국은 <제13차 5개년 국가정보화규획(2015~2020)>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바이오 유전자 공학 등의 기술과 함께 블록체인을 중점 육성해야 할 기술로 선정했습니다. 2018년 3월에는 중국 산업정보부에서 성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중국은 산업 육성에 있어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국가에서 중점 육성해야 할 기술로 블록체인을 선정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대대적인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2016년 말부터 비트코인(BTC)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분 겁니다. 2017년 비트코인의 전 세계 채굴량의 80%가 중국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또 비트코인 거래량의 95%가 중국에서 발생했죠. 열풍을 넘어선 광풍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주목한 이유가 중국 내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규제에 따른 것으로 보았습니다. 즉, 투기자본이 비트코인에 몰렸다는 거죠. 게다가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본유출을 우려했습니다. 자금세탁과 탈세 등 불법 금융행위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더욱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하였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암호화폐는 엄격히 제재한다는 정책 노선이 확정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블록체인 개념을 악용한 금융사기와 비정상적인 다단계가 성행했습니다. 스티트업은 블록체인이란 수식어를 무분별하게 악용했고, 사업을 포장했습니다. 교통정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한창 성장하는 혁신기술과 신산업을 규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누구를 제재하고, 어떻게 규제할지 난해했죠.

2018년 10월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의 초안이 공개된 것입니다. 앞서 밝힌 대로 올해 1월 10일 관리 규정은 최종 확정되었고, 2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규제의 테두리 안에 혁신과 시행착오의 공간을 남기다

규정의 핵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에서 블록체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서비스를 등록하고 해당하는 등록 번호를 받아야 합니다. 블록체인 정보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 관리, 안전 관리, 기술 보장 등의 책임을 집니다. 관련 법률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할 땐 정보를 제공할 의무도 집니다.

중국 정부는 관리 감독의 초점을 서비스 제공자에 맞추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시장을 관리할 때 줄곧 활용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서비스 제공자를 감시하되, 그들로 하여금 휴대폰 인증 등의 방법으로 신분 검증을 거친 사용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정부는 언제든 손쉽게 개입해 감독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중국 정부는 등록 관리와 연간 심사를 결합한 관리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등록 과정은 엄격하지 않으나 서비스 제공자는 매년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등록 단계를 느슨히 해 한창 발전하고 응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을 꺾지 않고도 관리 감독의 가능성은 남겨둔 셈입니다.

규제의 강도는 현재 강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말 그대로 교통정리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정부는 제재나 배척을 하지도 않으면서, 동시에 우대하지도 않습니다. 상당히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개입할 근거는 만들어 놓았지만, 서비스의 형태나 범위, 업종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가 그어놓은 큰 틀 안에서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자는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것입니다.

물론 이 관리 규정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재경대학 법학과 교수이자 금융법 연구소 소장인 황전 교수는 “많은 블록체인 기구가 해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서비스가 중국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어떻게 주체와 행위를 모두 관리할 것인지 법을 실행하며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중챠오 블록체인 기술 연구원의 장이펑 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특수성으로 인해 전통 방식의 관리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비트코인 등 공유 체인은 감독의 대상이 되는 운영 주체 자체가 없다”라고, 또 “공유 체인의 노드는 종종 전 지구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한 국가가 감시하는 체제로는 효과적이지 않고, 전통적인 IP 차단 형식의 단속도 블록체인 환경에서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죠.

규정 시행 후 등록된 블록체인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규정에 따라 1월 28일부터 중국 정부는 관리 시스템을 통해 블록체인 서비스의 등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월 30일 등록 번호를 얻은 164개 기업의 194개 서비스 목록이 공개되었습니다. 목록에는 베이징 소재 기업이 가장 많았고, 광동과 상하이에 위치한 기업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업과 기업 연구소의 형태가 가장 많았죠. 베이징 인터넷 법원과 광동 안정 컴퓨터 사법감정원도 이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두 공공기관은 각각 태평체인과 안정체인이라는 전자 증거 관리 서비스를 등록했습니다.

2018년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발표한 중국 100대 IT 기업 순위에서 1위부터 3위까지 차지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는 여러 서비스를 등록했습니다.

알리바바 산하의 온라인 금융 사업을 총괄하는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이 ‘앤트 블록체인 BaaS 플랫폼을 등록했습니다. 앤트 블록체인 BaaS 플랫폼은 서비스형 블록체인입니다. 사용자가 옵션을 선택해 자신에게 필요한 블록체인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지원합니다. 사용자는 기록 관리, 스마트 계약 등 필요한 체인의 형태를 고르고, 생성된 체인을 공유할 범위를 선정하면 됩니다. 앤트 블록체인 BaaS 플랫폼은 이미 중국을 넘어 해외로 그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텐센트 블록체인’과 ‘텐센트 클라우드 BaaS 서비스 플랫폼’ 등 두 개의 서비스를 등록했습니다. 텐센트 블록체인은 바이두 슈퍼체인과 같은 블록체인 운영체제입니다. 사용자는 서비스형 블록체인인 텐센트 클라우드 BaaS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해 쉽게 텐센트 블록체인을 응용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바이두는 ‘바이두 블록체인 엔진 BBE’와 ‘슈퍼체인’, 그리고 ‘토템’ 등 세 개의 서비스를 등록했습니다. BBE는 기업과 개발자가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다양한 템플릿이 제공되기 때문에 모바일 앱을 개발하듯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슈퍼체인은 체인을 생성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운영체제입니다. 호환성과 처리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주요 응용 분야는 스마트 계약입니다. 토템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저작권 인증 서비스입니다. 원작자를 위한 저작원 인증, 배포, 권리 보호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바이두의 세 서비스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현재 최다 사용자를 보유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는 자신들의 운영체제를 오픈 소스로 대중에 공개하여 앱 개발을 활성화하였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이두는 슈퍼체인이라는 블록체인 운영체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스를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BBE는 슈퍼체인을 사용해 앱을 개발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며, 토템은 바이두가 슈퍼체인을 이용해 시범적으로 개발해 선보인 앱인 셈입니다.


중국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계가 협력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혁신기술에 대해 중국 정부는 유연한 태도를 보입니다. 2018년 5월 시진평 주석은 사회과학원 연례 콘퍼런스에서 “블록체인, 인공지능, 양자정보 등은 미래를 선도할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기업 역시 빠르게 움직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실물경제와 결합하는 단계에 이르렀죠.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의 응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생활 속에 녹아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다음 행보는 실용화 과정을 지켜본 뒤, 국가 표준을 만들고, 국제 표준을 주도하는 단계가 될 겁니다./작성 윤지은 디센터 글로벌 크루(북경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편집 심두보기자 sdb@decenter.kr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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