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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그랩 탄 동남아시아는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Summary

●우버를 삼킨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독보적인 승차 공유 서비스다.

●모빌리티 데이터를 확보한 그랩은 이를 바탕으로 관광 등 다른 영역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그랩은 금융 서비스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 각 국가별로 맞춤 전략을 활용해 그랩은 시장을 넓히고 있다.

●그랩의 초기 성장 뒤엔 싱가포르의 열린 정책이 있다.


[이 콘텐츠는 input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input은 콘텐츠와 모임을 통해 혁신 기술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하철이지만, 이 인프라가 모든 국가에 일반적으로 깔려 있지는 않습니다. 국내총생산 16위(2017년 기준)의 인도네시아에도 최근에서야 지하철이 생겼습니다. 2019년 3월 24일, 1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수도 자카르타에서 첫 지하철 개통식이 열렸습니다. 이 지하철은 자카르타 시내 중심부에서 남쪽 지구까지 약 16km에 걸쳐 있으며, 총 13개의 역을 지납니다.

전 세계에서 지하철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우리나라에도 없는 특징이 이 자카르타의 지하철에는 있습니다. 지하철역은 승차 공유 서비스(Ride hailing) 탑승 및 하차 지점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승차 공유 서비스는 인도네시아에서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일도 있습니다. ‘Lebak Bulus’라는 역 이름 앞에 동남아시아 최대 승차 공유 회사인 그랩(Grab)의 이름을 붙이는 계약 체결 소식이 발표된 것입니다. 즉, 이 역의 이름은 ‘Lebak Bulus Grab’이 되는 거죠. 우리나라로 치면 ‘합정 타다 역’과 같은 느낌일 듯 합니다.

출처=구글

지하철이 개통된 후, 그랩은 애플리케이션 ‘트립 플래너(Trip Planner)’를 발표합니다. 트립 플래너를 이용하는 시민은 자카르타 지하철과 그랩의 승차 공유 서비스가 연계된 이동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지점 A에서 B로 이동할 때 구글은 대중교통과 도보, 차량을 이용했을 때 정보를 각각 별도로 제공하고 있는 반면, 트립 플래너는 지점 A부터 지하철역까지, 다시 지하철역에서 지점 B까지 그랩과 지하철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합니다.

거미줄처럼 지하철과 버스가 촘촘히 운영되는 서울과는 달리 자카르타에는 한정된 대중교통 노선만 운영됩니다. 따라서 시작이동단계(First Mile Mobility, FMM)와 최종이동단계(Last Mile Mobility, LMM), 그리고 대중교통 활용을 적절히 버무려 원활한 교통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선 시민의 지하철 이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승차 공유 회사도 트립 플래너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대중교통 체계와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FMM과 LMM은 이미 갖추어진 주요 교통수단으로 접근하는 것과 기착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지하철은 주요 교통수단을 의미하고, 그랩은 시민이 지하철까지 접근하고, 다시 지하철에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중교통의 부재로 승차 공유 서비스가 더 일찍 자리 잡다

체계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동남아시아에서는 승차 공유 비즈니스가 더 일찍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랩은 2012년 탄생했고, 우버(Uber)는 2013년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랩은 2018년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해나갑니다. 같은 해 7월 그랩은 운행기록 20억 회를 달성했습니다.

그랩의 성장 속도는 그야말로 ‘마하’급입니다. 첫 10억 회 운행까지 5년 4개월이 걸렸지만, 그 다음 10억 회를 더하는 데에는 불과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한 고젝(Gojeck)도 그랩 못지않은 투자금을 모으면서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승차 공유 시장은 그랩의 독주와 그 뒤를 추격하는 고젝으로 그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유니콘 그랩, 금융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다
동남아시장에서의 그랩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입니다. 그랩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연합 주요 8개 국가의 약 300여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해지는 스타트업 아닌 스타트업은 2018년 한해 73억5000만달러(약 8조원)의 투자금을 소프트뱅크, 도요타, 그리고 현대자동차로부터 받았습니다. 현재의 기업가치는 약 140억달러(약 16조원)로 추정됩니다.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선 그랩의 전략을 들어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교통 연계와 월정액, 진화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그랩은 차량과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도시의 거주자와 방문자에게 더 나은 모빌리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트립 플래너’도 인도네시아를 벗어나 싱가포르 등에서 확대되어 실행되고 있습니다.

2018년 출시된 월정액 서비스도 주목해야 합니다. 월별 200달러 가치의 크레딧을 약 100달러로 구입할 수 있는 이 월정액 서비스는 개인이 차량을 소유하고 직접 운전해야 하는 필요(needs)를 줄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자주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합니다. 그랩은 오토바이(Grab Bike)와 이스쿠터(Grab Wheels) 등 차량 외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범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을 위한 그랩 비즈니스(Grab Business)를 출시한 그랩은 기업의 임직원의 업무 이동용 차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청구 문제도 해결하려 합니다.

이는 카카오T의 기업회원 전용 ‘카카오 T for business’와 같은 전략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택시 이용사유, 탑승시각,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차량정보를 회사에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택시 사용 여부를 모두 증빙해야 하는 직원의 불편함도 사라졌습니다. 카카오T는 1500여 개 기업(2019년 2월 기준)을 회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힘, 관광 서비스와의 결합

그랩도 규제의 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랩은 태국 내 16개 지역과 19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운수사업자 면허 없이 승객에게 대가를 받는 것은 태국에서 여전히 불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랩은 2019년 2월 태국 정부기관과 업무협약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그 원동력은 그랩의 데이터입니다.

파트너십 상대방은 태국관광청(Tourism Authority of Thailand)입니다. 규제상 불법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과 정부의 한 기관이 관계를 맺게 된 배경엔 태국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태국의 관광수입은 전체 GDP의 20%를 차지합니다. 관광 산업은 그만큼 국가경제에서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벤트 때문에 태국 내에선 승차 공유 서비스 합법화에 대한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태국관광청과의 파트너십에 앞서 그랩은 싱가포르관광청(Singapore Tourism Board)과도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그랩은 싱가포르를 방문한 관광객의 이동 경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관광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랩은 2018년 9월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싱가포르의 창이공항(Chaingi Airport)에 도착한 관광객이 어디로 향했는지, 그리고 인기가 있는 지역은 어디인지에 대해 객관적인 지표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많은 관광객이 싱가포르의 의료기관을 찾기 위해 방문했다는 의미가 큰 분석 결과도 도출되었습니다.

그랩은 민간기업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2017년 10월 그랩은 싱가포르 에어라인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2018년에는 아고다와 부킹닷컴 등 호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와 전략적 관계를 구축했죠. 통합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섭니다.

그랩은 민간, 그리고 정부기관과 협업해 관광산업 전반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다시 관광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양질의 데이터가 다시 다른 종류의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자양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하위 비즈니스를 낳는다

IT 세계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최대 강점은 다른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잘 닦인 땅 위에 집, 회사, 상점, 관공서 등이 세워지듯 광범위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은 기존의 서비스와 다른 그 무엇인가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됩니다.

그랩이 그리는 세상은 모빌리티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Money 2020) 행사에서 그랩은 2년 연속 금융 서비스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그랩은 아세안 전체 GDP의 50%를 중소기업이 도맡고 있지만, 그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기업이 전통 금융시장으로부터 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그랩은 일본계 금융기관 크레딧세존(Credit Saison)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서비스를 포함한 ‘Grow with Grab’이라는 금융 서비스를 발표했습니다.

또 다른 그랩의 그림에는 송금이 있습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외화 송금 시장은 약 700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노동자는 전통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허가받지 않은 외환 취급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동남아시아 인구 중 약 27%만이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랩은 아세안 주요 6개국으로부터 E-Money 취급 라이선스를 받았으며, 외화 송금 라이선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 이후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남아시아의 대중교통, 음식 배달, 지불결제, 외화 송금, 대출 등의 다른 영역도 그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의 숙명,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동남아시아의 총 인구는 6억명이 넘습니다. 거대한 시장은 10개의 다른 언어와 나라마다 다른 고유의 문화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장은 크지만 하나의 전략으로 돌파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합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에 대한 각국의 온도차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말레이시아,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도권 안으로

말레이시아는 2017년 기존운수사업자에 대한 법을 개정해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자는 택시 기사와 동일하게 운수사업자 면허를 발급받아야 하며, 규제당국은 같은 수준의 필요 조건(건강검진·차량검사·보험가입 등)을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택시업계의 반발을 완화했죠.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9년 7월까지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승차 공유 회사는 대응법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태국,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아

태국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합법의 테두리 안에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2019년 2월 태국관광청은 그랩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그랩은 태국 축구 국가대표의 공식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이벤트 때문에 2019년 3월 24일 치러진 총선 이후부터 승차 공유 서비스가 제도권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운전자 처우에 개입

2018년부터 승차 공유 서비스의 차량 기사들이 더 나은 처우를 위해 항의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규제를 통해 기사가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하고 있죠. 그랩과 고젝이 인도네시아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기사의 이익과 안전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오토바이 기사는 kn당 1,200루피아(약 100원)을 받았는데, 이 수수료는 2019년 3월부터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정부가 정비된 새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입니다.

싱가포르, P2P 운행 면허안 제시

싱가포르는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를 운수사업자가 아닌 기술회사로 보고 최소한의 규제만 가했습니다. 자유롭게 운영되도록 한 것이죠.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싱가포르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1월 24일, 싱가포르 국토교통부(Land Transport Authority)는 P2P 운행(Point-to-Point Transport Sector)에 대한 새로운 면허안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승차 공유 회사가 기사와 독점적인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랩이 기사를 독점하면 경쟁이 줄어들고, 이는 소비자의 편익을 해칠 수 있다는 거죠. 기사가 자유롭게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로는 승차 공유 서비스의 확산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면허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싱가포르 국토교통부는 택시와 승차 공유를 포함해 P2P 운행을 하는 사업자는 모두 면허가 있어야 하며, 면허의 종류는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1)Street-Hail Service Operator License(SSOL)와 (2)Ride-Hail Service-Operator License(RSOL)로 구분됩니다. SSOL은 예약 없이도 길거리에서 바로 잡아 탈 수 있는 택시 사업자가 취득해야 하는 라이선스입니다.

이들은 일정한 차량 대수와 콜센터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RSOL은 미리 예약을 통해 탑승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제공하는 서비스의 규모와 정도에 따라 차등적인 규제를 두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국토교통부는 최종안을 확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안되고 동남아는 되는 이유?
고젝은 고작 몇 대의 오토바이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랩은 2012년 마이택시(My Teksi)로 시작했죠. 급성장한 이들은 동남아시아에 그 기반을 둡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왜 승차 공유 시장은 이 지역에서 가파른 성장을 했을까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소형차 한 대를 사려면 얼마가 필요할까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1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관세 탓에 차량 금액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COE(Certificate of Entitlement)라는 10년짜리 차량 ‘운행증’이 차량 가격보다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차량 가격이 비싼 대신 대중교통은 다른 국가보다 저렴합니다.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 초반이고,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1,000원 초반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죠. 그럼에도 그랩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비싼 차량을 소유하려는 소비자보다 합리적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큰 건물이나 주요 거점을 제외하고는 정확한 승차와 하차 지점을 입력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기존의 택시나 차량이용 시에도 정해진 승차와 하차 지점을 활용했습니다. 즉, A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은 차를 타고 내리는 지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파트 주소만 찍으면 굳이 차량 기사에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러한 부분은 초기 승차 공유 서비스가 시작되었을 때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싱가포르 시민권 획득한 그랩의 설립자

2012년 앤서니 탄(Anthony Tan)에 의해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마이택시가 2014년 싱가포르에서 그랩으로 다시 태어나고, 설립자인 앤서니 탄이 싱가포르 시민권을 얻게 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태도가 어떠한지 보여주는 예입니다.

싱가포르로 거점을 옮긴 그랩은 소프트뱅크와 싱가포르의 벤처캐피털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한 우버의 대항마가 될 수 있었습니다. 2018년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부마저 인수한 그랩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넘어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랩의 성장 과정에서 그랩을 불법으로 구분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 기업으로 받아준 싱가포르 정부의 태도는 이 회사의 초기 정착이 가능하도록 한 주요 요소입니다.

지난 2013년 우버는 ‘우버 엑스’로 우리나라에 진출했다가 2년 만에 철수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문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효율적인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택시 기사도 합리적인 가격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승차 공유 서비스의 필요성은 동남아시아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다만, 동남아시아에서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승차 공유 서비스는 대중교통 시스템과 상생할 수 있으며, 데이터는 다른 산업의 발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로의 확대도 하나의 훌륭한 도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남아시아와는 또 다른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회가 파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합니다./작성 Ted(PwC Singapore‘s Venture Hub), 편집 심두보기자 sdb@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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