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크립토키티’는 한 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크립토키티를 쓰던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가격이 제각각인, ‘나만의 고양이’를 만들 수 있는 점은 참신한데 고양이 캐릭터가 별로 귀엽지 않다는 것. 이후 사용자 제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UGC)를 쓸 수 있는 크립토키티의 장점은 살리고 디자인 상 단점을 보완한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활용 게임 디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NFT란 토큰마다 가치가 다른 것으로, 이더리움의 ERC-721과 ERC-1155가 NFT를 발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발행 표준이다. UGC가 쓰이는 게임이 NFT를 활용할 경우 콘텐츠마다 가치를 다르게 책정할 수 있다. 희소성 있는 콘텐츠를 거래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지난 2012년 출시된 UGC 활용 게임 ‘샌드박스(Sandbox)’는 이런 NFT의 특징을 적절히 이용했다.
더샌드박스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게임 상 픽셀을 뜻하는 ‘복셀(Voxel)’로 자신만의 아이템을 디자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복스에딧(Voxedit)’, NFT를 활용해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아이템들이 쓰일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임메이커가 그 구성요소다.
더샌드박스 트레일러 동영상./더샌드박스 제공 |
아티스트들을 위한 ‘크리에이터 펀드’도 운영한다. 보르겟 공동창업자는 “좋은 아티스트들에게 보상을 주기 위한 크리에이터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아티스트와 사용자를 지원함으로써 더 많은 초기 사용자를 끌어들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8월 마켓플레이스가 출시되면 마켓에서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일부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그 수수료를 또 크리에이터 펀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티스트 아이템의 효과는 단기적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려면 더샌드박스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고 싶게 할 유인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보르겟 공동창업자는 “복셀은 아이들도 쉽게 디자인할 수 있을 만큼 다루기 쉽고, 여러 개를 조합할 때마다 희소성 있는 아이템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가 아이템에 대해 온전한 소유권을 갖고, 또 그 아이템을 자산화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은 더샌드박스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고 싶은 유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르겟 공동창업자는 “클레이튼의 초기 서비스 파트너(ISP, Initial Service Partner)로 합류함으로써 한국 사용자들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더샌드박스는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앱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6월 클레이튼 메인넷이 나오면 이더리움과 클레이튼을 같이 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대중적 수용(매스 어댑션, Mass Adoption)을 창출하기 위해선 멀티 플랫폼 디앱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더리움과 클레이튼을 함께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클레이튼의 암호화폐 ‘클레이’를 사용하냐는 질문에는 “현재 ERC-721, ERC-1155 등 NFT 발행표준 외에도 마켓플레이스에서 쓰이는 일반 ERC-20 토큰 ‘SAND’가 있는데, 클레이를 함께 사용할 지는 추가 검토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용자 기반을 발판 삼아 더샌드박스가 도달하고 싶은 최종 목표는 UGC·NFT 활용 게임의 선구자가 되는 것이다. 보르겟 공동창업자는 “게임의 각 장르마다 대표적인 게임이 있는데, UGC 활용 게임 시장은 이미 충분히 크다”며 “여기에 NFT를 결합한 대표적인 게임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더샌드박스는 오는 8월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하고 9월에는 제작한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는 게임 상 맵(Map)을 열 예정이다.
아울러 보르겟 공동창업자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미래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게임 아이템의 가치를 실제로 창출해낼 수 있다는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더샌드박스 외에도 다른 게임 디앱을 개발 중”이라며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경제를 게임이라는 상품에 잘 적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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