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18일 암호화폐 리브라 백서를 공개한 직후 주요 국가 정책당국자를로부터 강력한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 금융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견제가 작용하고 있는 것.
유럽의회의 독일 의원 중 한 명인 마르쿠스 페르버는 “페이스북이 그림자은행(shadow bank)이 될 수 있다”며 규제당국에 최고 수준의 경고를 요구했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맥신 워터스 위원장은 의회와 금융당국이 리브라에 대해 자세한 검토를 하기 전까지 암호화폐 개발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워터스 위원장은 “페이스북이 (의회나 정책당국의) 제어 없이 확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일상 생활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 등과 함께 미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쉐로드 브라운 의원은 ”페이스북은 이미 너무나 크고, 너무나 막강하다“고 비판했다.
카니 총재는 G7의 규제 수준, BIS(국제결제은행), FSB(금융안정위원회), IMF(국제통화기금) 등을 열거하며 ”중앙은행은 금융 통화의 안정성 측면에서 글로벌 지불결제 분야의 혁신적인 발전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발전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지만, 문을 열어준 것은 아니다(So open mind, but ont open door)“고 덧붙였다.
스위스 금융당국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리브라와 관련,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서비스 허용이나 규제 상황에 대해서는 코멘트하기를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르메르 장관의 이러한 비판에는 리브라 프로젝트가 화폐 발행이라는 ‘국가 고유의 영역’을 침범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깔고 있다.
리브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범죄를 예방하고,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리브라 관련 데이터를 정책당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를 통해 20억명 이상의 전세계 사용자들이 ”메신저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처럼 비용 없이 송금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광범위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움직이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
리브라 프로젝트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우버, 코인베이스 등 각 분야 최고 기업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개별 국가의 금융 규제 영역을 단숨에 벗어날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각국의 규제 당국이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사실상 글로벌 은행업’이라고 규정하게 되면 ”우리의 허락을 받으라“고 요구할 것은 자명하다.
국제컴퓨터과학기구의 선임 연구원 니콜라스 위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자금세탁 방지, 사용자 신원 증명 등에서 법적 우려에 대한 맹공격에 직면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이런 상황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페이스북은 18일 미국 증시와 주요 테크 주식이 1~2% 상승한 상황에서 주당 19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James Jung기자 jms@decenter.kr
-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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