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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오스 투표 시작한 빗썸, ‘BP투표·고객보상·위임과정’서 논란

빗썸, 국내 4개 BP 후보에 투표…빗썸과 관련된 BP 후보 계정 존재 의혹, 빗썸은 "관련 없다"

투표 참여로 얻는 이익 얻는 빗썸, 고객에게 지속적인 보상 시스템 구축 중

투표권 위임 여부를 선택하지 않은 회원은 동의한 것으로 간주? 논란 소지 있어

사진제공=셔터스톡.

지난 8월 1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자체 보유분 이오스(EOS)와 회원 보유분 EOS를 활용해 EOS BP(Block Producer)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만 직·간접적으로 BP 투표권을 행사해 얻는 이익을 고객에게 보상할 방안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빗썸은 고객이 직접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BP 투표권을 위임하는 것으로 초기값(Default)을 설정해 뒀다. 직접 불참의사를 밝혀야만 투표권 위임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다.

EOS BP 후보 투표란?

BP는 이오스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대표자다. 상위 BP 21개는 블록 생성을 담당한다. 이오스 네트워크의 방향도 정한다. BP와 BP후보자는 새로 생성되는 EOS 발행량의 1%를 보상으로 받는다. 총 보상의 25%는 상위 BP 21개가 나눠 갖는다. 나머지 75%는 BP 투표율에 따라 BP 후보자들에게 배분된다.



BP는 EOS 보유자가 투표해 선출한다. 투표 권한을 얻으려면 EOS를 CPU, 메모리, 네트워크 등 컴퓨팅 자원에 묶어두는 스테이킹을 해야 한다. 스테이킹된 EOS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스테이킹을 철회하기까지는 3일이 걸린다. EOS 보유자는 최대 30개 BP 후보에 투표할 수 있다.

EOS 보유자는 프록시(proxy) 계정에 투표권을 위임할 수 있다. ‘proxy’란 대리인이란 의미다. 쉽게 말해 이 계정에 투표권한을 위임하면 프록시는 EOS 보유자를 대신해 BP후보에게 투표한다. 알로하 이오스 프록시 리서치 포탈(Aloha EOS Proxy Research Portal)에서 현재 등록된 모든 프록시 계정을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프록시 계정은 어떤 기준으로 투표권을 행사할지 공약을 제시해놨다.

빗썸이 EOS BP 투표에 참여하고 나서 생긴 변화

신설된 프록시 계정 18개로 빗썸의 EOS 3,000만 개 투표권이 위임됐다. 빗썸 계정(bithumbshiny)에서 패런트(Parent) 계정(osd1zfr4xn2a)으로 EOS가 이동했고, 이후 17개의 칠드런(Children) 계정으로 빗썸의 EOS가 나뉘어 보내졌다. Children 계정 17개는 보유한 EOS 3,000만 개의 투표권을 새로 만들어진 프록시 계정 18개에 위임했다. 해당 이동 내역은 블록스아이오(blocks.i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기호 이오스 얼라이언스 한국 커뮤니티 매니저는 “빗썸 계정에서 이동한 3,000만 개의 EOS로 투표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아 빗썸이 이 프록시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OS 3,000만 개는 전체 EOS 발행량의 3.21%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이오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조 루이스(Joe Louis)가 BP 후보 56위인 ‘EOS Titan’에서 제공하는 도구로 빗썸의 EOS의 흐름을 추적했다./출처=Joe Louis.

해당 18개 프록시 계정이 주로 투표한 국내 BP후보에는 이오서울(EOSeoul), 헥슬란트(Hexlant), 아크로이오스(AcroEOS), 덱스이오스(DEXEOS) 등이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이오스 BP 활동을 해왔다. 중국계 BP에 밀려 하위 순위권이었지만, 빗썸 투표로 인해 이들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빗썸의 투표에 힘입어 이오서울은 BP 순위 5위로 올라섰다. 헥슬란트는 42위, 아크로이오스는 43위다. 덱스이오스는 49위다. 빗썸이 지난달 공지했듯 국내 BP후보자에게 투표권을 행사했다.

빗썸의 BP 투표권 행사로 순위가 오른 이오서울은 매일 약 947개의 EOS를 보상으로 받게 됐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하루 321만여 원 보상이 돌아간다. 한 달이면 약 9,600만 원이다. 헥슬란트는 매일 약 135개, 아크로이오스는 131개, 덱스이오스는 122개 EOS를 보상으로 받는다. 하루 평균 EOS 129개다. 한 달에 약 1,300만여 원을 보상으로 받는 셈이다.

빗썸은 지난 8월 1일 공지에서 “회원보유분 EOS와 관련된 투표권을 직, 간접적으로 행사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BP후보에게 투표해주는 대가로 빗썸이 어떤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해당 BP들은 현재 빗썸에 투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후 그 가능성에 대해선 열려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오서울을 운영하는 네오플라이의 권용길 대표는 “빗썸과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BP인 아크로이오스 관계자는 “향후 빗썸이 대가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진 없었다”고 밝혔다.

덱스이오스 관계자도 “빗썸과 EOS 생태계를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류춘 헥슬란트 CSO도 “빗썸에 대가를 제공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빗썸이 무상으로 헥슬란트에 투표를 하는 배경에 대해서 그는 “국내에 기여하는 형태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빗썸은 “국내 주요 BP 후보와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EOS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기호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투표의 대가를 받는 행위에 대해 법적 문제는 없을까?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만약 빗썸이 BP 후보자와 모의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가로 이익을 받기로 했다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해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등이 성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가정적 상황이기에 현시점에서 투표권 행사를 위임 받은 것만으로 업무상 배임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론 추후 BP 투표권 행사로 일정한 수익을 얻었다면 민법 제684조에 따라 위임인에 해당하는 고객들에게 이를 돌려줄 의무가 있어, 추후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빗썸과 관련된 BP후보 계정 있나?

빗썸의 EOS로 운영되는 18개 프록시 계정이 투표한 BP 후보에는 전에 없던 계정 7개가 눈에 띈다. bptothemoon1, eosathenabp1, eosbestbpio1, eosrainbowbp, eosunioniobp, eoszeusiobp1, stargalaxybp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일부의 BP 순위는 44위(stargalaxybp), 53위(eosathenabp1), 54위(eosrainbowbp), 59위(eosunioniobp)다. 이들은 매일 100개가 넘는 EOS를 보상으로 받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BP들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오스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도 이 BP 계정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았다. 빗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BP라는 소문도 돈다. 이기호 매니저는 “빗썸 계정이란 의혹만 있을 뿐”이라고 전하면서도 “배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빗썸은 BP에 대한 투표에 나서면서 “운영 능력, 기술력, 사업 역량 등 종합적 기준을 토대로 판단하며, 특히 역량을 갖춘 한국 BP를 우선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바 있다.

맥스 초(Max Cho)란 닉네임으로 이오스 메인 체인 론칭 이전부터 활동해 온 한 이오스 커뮤니티 멤버는 이 같은 빗썸의 행위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단 표면적으로 국내 BP에 투표했단 명분을 세운 뒤 이후 고객에게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 위해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BP 계정을 운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직접 BP후보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며, 대리 투표를 통해 BP 후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빗썸은 “BP 계정 운영과 직접 이익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EOS에 투표권 위임한 고객에 대한 보상은?

압도적인 EOS 물량을 보유한 빗썸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투표를 통해 직접 EOS를 취득할 수도 있으며, 영향력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을 펼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빗썸이 이러한 영향력의 바탕이 된 EOS를 제공한 고객은 어떤 보상을 받게 될까? 투표권을 위임한 고객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는 아직 없다. 코인원의 노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객은 테조스, 코스모스 등의 암호화폐를 위임하면 정기적으로 보상을 지급받는 것과는 구조가 다르다. 테조스의 경우 매주 스냅샷을 찍어 위임자에 보상하고 있으며, 코스모스의 경우 실시간 보상이 지급되고 있다.

투표를 이미 시작한 빗썸은 “(회원 보유분 EOS와 관련된 직, 간접적 투표권 행사로) 얻은 이익의 전부 또는 일부를 투표권 위임에 동의한 EOS 보유 회원들에게 환원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직 EOS 위임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 시스템은 없는 셈이다.

다만 이벤트성으로 EOS 홀더에 대한 에어드랍을 계획하고 있다. 빗썸은 “투표권 위임 설정을 완료한 회원을 대상으로 스냅샷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1000 EOS 당 1 EOS를 지급하는 구조다. 수익률로 따지면 0.1% 이하다. 다른 이벤트는 EOS 일별 거래 금액 기여도에 따른 EOS 지급 건이다. 9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 이벤트에서 빗썸은 하루에 1만 EOS, 총 3만 EOS를 에어드랍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다만, 이 이벤트는 EOS 거래 촉진을 위한 것이지 EOS 위임에 따른 보상으로 보긴 어렵다.

이에 대해 빗썸은 “이후에도 월 단위의 정기적 EOS 에어드랍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고객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원성환 이오스닥(eosDAQ) 한국대표는 “여러 경로로 분석한 결과 빗썸이 직접적 혹은 간접적 이익을 얻고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며 “이 이익은 애초에 투표권을 위임한 EOS 보유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빗썸 소유가 아닌 회원 보유분의 투표권 행사로 발생하는 이익은 EOS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빗썸 이용약관 중 이오스 BP 선출권의 행사에 대한 내용 / 출처= 빗썸 약관 캡처

투표권 위임 여부를 선택하지 않은 회원은 동의한 것으로 간주?

빗썸은 8월 29일 공지에서 “8월 1일 개정 약관에 의거해 투표권 위임 여부를 선택하지 않은 회원은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초기값을 ‘동의’로 설정한 배경에 대해 빗썸은 “거래소에서 EOS를 보유한 보다 많은 고객들께 혜택을 드리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8월 1일 개정되고 8월 31일부터 적용된 약관을 살펴보자. 제16조의2(이오스 BP 선출권의 행사)에 따르면, 회원은 회사가 회원의 이오스를 이용해 제1항의 권리를 직접 행사하거나 제삼자에게 그 행사를 위임하는 것에 동의하도록 되어 있다. 제1항은 EOS 홀더의 투표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즉, 약관을 개정함으로써 빗썸은 고객이 보유한 전체 EOS에 대한 투표 권한을 한 번에 위임 받게 된 것이다.

권오훈 법무법인 오킴스 파트너 변호사는 “고객은 빗썸에게 EOS를 관리해달라고 맡긴 게 아니”라면서 “빗썸이 위임과 유사한 행위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전했다. 권 변호사는 법적 문제의 가능성도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이번 사안이) 계약 변경이 아니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할 정도로 다른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위임계약이 없었는데 빗썸이 자의적으로 위임계약이 있다고 판단하고 위임된 자산을 이용해 이득을 취했다면 이는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계약 내용이 처음부터 내 자산을 운용해보라는 위탁 계약이 있었다면, 해당 내용이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처음 계약 내용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른 내용을 가져왔기 때문에 (BP 투표권 위임이) 기존 계약에 편입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당이득이라면 (EOS 고객은) 반환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이번 사안이 단순히 약관 개정으로 계약이 변경됐다고 고객에게 통보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EOS 위임에 대한 자동 동의 이슈는 어떨까? 권오훈 변호사는 “고객에게 불리한 계약의 변경이기 때문에 동의의 수준이 명시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고객이 가만히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동의했다고 보는 게 아니라 고객이 능동적 행위를 통해 동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권 변호사는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것도 고객의 권한인데 빗썸이 그것을 뺏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이번 사안을 법률적으로 문제삼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세부 사실관계에 따라 약관무효나 과실 반환 등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빗썸의 EOS BP 투표 참여, EOS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 미칠까?

빗썸의 투표 참여가 이오스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EOS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겐 좋은 소식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기호 매니저는 “투표에 참여하는 EOS가 많아지면 스테이킹 비율도 높아진다”면서 “이 때문에 유통량이 감소해 가격 상승 요인이 강화된다”고 내다봤다.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맥스 초 이오스 커뮤니티 관계자는 “빗썸과 같은 거래소가 BP 투표로 수익을 얻고, 그 보상을 사업화해 고객에게 이익이 돌아가게끔 한다면 기술적으로 이오스 생태계는 발전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자본이 생태계로 유입되도록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성환 이오스닥 한국대표는 “여러 BP가 하는 방식처럼 (빗썸이) 직접 BP로 출마하고 블록 생성과 투표 보상으로 EOS 생태계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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