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잠잠하던 IEO(암호화폐 거래소 공개) 시장을 다시 일으킨 플랫폼이 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IEO 플랫폼 ‘런치패드(Launchpad)’다. 런치패드에 오른 프로젝트 대부분은 토큰 세일 당시 가격보다 큰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때문에 런치패드 프로젝트 선정 기준도 관심을 끌었다.
바이낸스는 그동안 런치패드 프로젝트 선정 시 ‘블록체인 확장성 솔루션’을 주목하는 행보를 보였다. 런치패드 세 번째 프로젝트였던 셀러 네트워크부터 이후 토큰 세일을 진행한 매틱, 하모니, 엘론드까지 모두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러나 지난달 이 같은 행보에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런치패드 토큰 세일에서 바이낸스는 ‘오라클 솔루션’을 택했다. 오라클 문제란 블록체인 밖 데이터를 블록체인 상으로 가져올 때 생기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를 말한다. 최근 런치패드에서 토큰 세일을 진행한 ‘밴드 프로토콜(Band Protocol)’은 이런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 데이터를 안전하게 가져올 수 있도록 돕는 블록체인 미들웨어다. 밴드 토큰(BAND) 총 발행량 1억 개 중 약 12.37%인 1,236만 8,200개가 런치 패드 참가자 중 당첨자에게 분배됐다.
“현존하는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은 ‘중앙화’된 데이터 제공자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가져오는 데이터도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가치를 훼손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해 밴드 프로토콜은 커뮤니티가 선정한 주체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외부 데이터를 옮긴다. 중앙화된 특정 주체가 블록체인 상에 데이터를 제공하던 기존 플랫폼에 비해 데이터의 신뢰성이 확보된다.
밴드 토큰(BAND) 보유자들은 이를 데이터셋 토큰으로 전환하고, 데이터셋 토큰을 위임해 데이터 제공자를 선출한다. 이오스 블록체인에서 토큰 홀더들이 이오스(EOS)를 특정 주체에게 위임하고 블록 프로듀서(BP)를 선출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선출된 데이터 제공자들은 디앱들이 요청하는 데이터를 외부에서 가져온다.
데이터 제공자를 선출하는 것은 토큰을 예치해 보상을 받는 일종의 스테이킹(Staking)이다. 데이터 제공자들은 제공에 따른 보상을 지급 받고, 이를 데이터셋 토큰 보유자(밴드 토큰 보유자)들에게 되돌려준다. 따라서 밴드 토큰의 수요는 밴드 프로토콜을 이용하려는 디앱들과 밴드 토큰을 스테이킹해 보상을 받으려는 토큰 보유자들로부터 창출된다.
다만 밴드 프로토콜에게도 해결 과제가 있다. 런치패드 프로젝트 대부분이 큰 가격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밴드 프로토콜은 토큰 세일 당시 가격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17일 현재 기준 밴드 토큰의 가격은 토큰 세일 가격인 0.473달러에 비해 약 20.9% 하락한 0.374달러다. 런치패드 프로젝트라면 가격 상승을 보일 것이란 기대가 엇나간 것이다. 밴드 프로토콜의 수요처를 더 많이 창출해 토큰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밴드 프로토콜은 현재 지원 중인 이더리움 외에 이오스, 코스모스 등 밴드 프로토콜을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체인링크 등 다른 오라클 솔루션과의 차별화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밴드 프로토콜 한국 담당자는 “오프체인 방식을 활용하는 다른 솔루션들과 달리, 데이터 제공자들이 블록체인 위에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이미 체인 위에 존재하고, 디앱들이 언제든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사용할 때마다 거래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오라클 솔루션들보다 사용하기 간편하고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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