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블록체인 백서를 발표한 ‘중국 IT 공룡’ 텐센트가 세계 블록체인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블록체인 기술 육성을 주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발언도 텐센트의 블록체인 계획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번에 공개된 트러스트SQL은 기존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7년 4월 일찌감치 트러스트SQL의 첫 번째 버전을 공개하고 개발을 지속해왔다. 또 블록체인 기반 앱을 개발할 수 있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BaaS(Blockchain as a Service) 형태 플랫폼 ‘TBaaS’도 개발해뒀다.
트러스트SQL을 기반으로 제작된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도 이미 존재한다. 텐센트가 트러스트SQL을 기반으로 제작해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렛츠헌트몬스터(Let‘s Hunt Monster)’는 지난 4월 중국 아이폰(iOS) 앱스토어에서 무료게임 분야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텐센트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청구서 프로젝트인 ‘텍스 체인(Tax Chain)’, 서플라이 체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 ‘마이크로-엔터프라이즈 체인(Micro-Enterprise Chain)’ 등을 자체 개발 중이다.
이 같은 입장이 공개되자 주요 외신들은 시 주석의 발언에 부합하는 중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찾아 보도하기 시작했다. 코인데스크는 시 주석 발언과 함께 주목할 기업으로 블록체인 엔진을 개발하는 바이두와 블록체인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한 알리바바, 그리고 텐센트를 언급했다.
텐센트는 시 주석의 입장에 매우 부합하는 기업이다. 백서에 따르면 텐센트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할 뿐 아니라 금융, 세금, 공공복지, 게임, 서플라이 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텐센트는 지난달 블록체인 스타트업 에버레저의 2,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를 이끌었다.
텐센트는 리브라를 비롯한 다른 암호화폐가 위쳇페이, 알리페이 등 중국 디지털 결제 기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봤다. 텐센트는 백서에서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스테이블코인 출시에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리브라가 금융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챗은 텐센트의 자회사로, 지난 5월 위챗 결제 규정에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 앱 내 암호화폐 장외거래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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