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의 백미는 단연 좀비 분장이다. 이미 죽은 몸이지만 산 것처럼 멀쩡히 돌아다니는 좀비는 이제 공포물의 정석처럼 여겨진다. 암호화폐 업계에도 좀비가 있다. ‘데드코인(Dead Coin)’이다. 거래되지 않아 유동량이 ‘0’에 수렴하거나, 개발팀이 모두 떠나 더 이상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 코인을 데드코인이라고 부른다. 지난 2017년 세계적으로 ICO(암호화폐공개) 붐이 불며 수많은 코인이 만들어졌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할로윈 데이를 맞아 디센터가 무덤에 묻힌 코인들을 살펴봤다.
코인이 죽는 이유는 다양하다. 사기(Scam)로 분류되거나, 노드를 유지하지 못해 네트워크가 멈추거나, 개발자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중 가장 흔한 사인(死因)은 ‘버려짐(Abandoned)’다. 암호화폐 리서치 플랫폼 롱해시(Longhash) 분석 결과 코이놉시 기반 데드코인 중 63.1%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은 채 버려졌다.
뒤를 이은 건 ‘사기(Scam)’다. 코이놉시는 해당 프로젝트가 △투자금 횡령 △펌프 앤 덤프 △대규모 사전채굴(Massive premine) 이슈가 있을 경우 사기 코인으로 분류한다. 롱해시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데드코인 중 29.9%가 사기로 분류되며, 대부분 2017년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데드코인즈 팀은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인터뷰를 통해 “알트코인이 실패하는 다양한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효용성 부족”이라며 “(더 유명한) 다른 알트코인이 똑같은 기능을 하고 있거나 비트코인과 같은 주요 코인들에 밀렸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모든 조크 코인이 유명을 달리하진 않는다.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28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지코인(DOGE)’은 오롯이 개발자들의 장난에서부터 시작됐지만, 가장 유명한 조크 코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실험 정신과 흥미로 시작된 이 코인은 ‘도지 밈’을 지지하는 탄탄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여타 암호화폐와 달리 발행량도 제한이 없어 불안정한 보안성과 인플레이션 등 많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 도지코인 재단은 러시아 소치 올림픽 후원, 이더리움과 파트너십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데드코인 판정받은 유명 알트코인들
한때 잘 나갔던 코인들이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나락으로 추락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다단계 사기 ‘비트커넥트(Bitconnect)’가 이에 해당한다. 2016년 출시된 비트커넥트는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대출하면 그에 따른 이자를 제공했다. 비트커넥트 토큰(BCC)을 많이 보유하거나, 신규 회원을 유치할수록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다.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이자,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1월 미국 금융 당국은 비트커넥트에 다단계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BCC 가격은 하루 만에 95% 가까이 폭락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한때 유명했던 데드코인으로 ‘비트코인 다이아몬드(BCD)’를 꼽았다. 2017년 11월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 된 BCD는 온라인 구매상 편리한 결제수단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비트코인 소유자에게 1 BTC당 10 BCD가 무료로 제공됐다. 비트코인 다이아몬드 프로젝트는 2020년 상반기까지 BTC 사용량을 능가할 것을 약속했지만, 상장 이후 토큰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30일 코인마켓캡 기준 BCD 가격은 0.5153달러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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