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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도 규제 대상될 수 있어"···암호화폐 특성 고려한 국내 판례 나온다

법무법인 한별·FLA, 국내 및 싱가포르 블록체인·암호화폐 법률 해석하는 세미나 개최

암호화폐 특성 고려한 판례도 나오고 있어…암호화폐 적용한 사업은 관련 규제 검토해야

싱가포르, 내년 1월부터 암호화폐 관련법 시행…라이선스 취득 필요


12일 김혜연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가 ‘한국-싱가포르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노윤주 기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신생 분야다. 업계가 발전함에 따라 관련 법안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고, 이를 해석하는 법원 판례도 다양해지고 있다. 법무법인 한별은 싱가포르 법무법인인 FLA와 함께 12일 서울 서초구 비트빌딩에서 ‘한국-싱가포르 블록체인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와 싱가포르 암호화폐 법률 트렌드를 설명했다.

법원, 기존 기조 암호화폐 사건에도 적용…일부 판례에서는 암호화폐 특성 고려
김혜연 변호사는 2019년 암호화폐 관련 가사 및 민사 판례를 소개했다. 먼저 올해 재판부는 이혼 재산 분할 시 암호화폐를 변론종결일과 가장 가까운 날짜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 이와는 반대로 수시로 가격이 변하는 암호화폐 특성을 고려, 평가액이 아닌 투자액 전체를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은 판례도 있었다.

민사사건 중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ICO 관련 판례가 가장 많았다. 고객의 거래소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해킹돼 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경우 거래소의 일부 책임이 인정됐다. 해커가 해외 IP를 통해 고객 계정을 해킹, 이 계정의 암호화폐를 탈취한 사건이다. 법원은 거래소가 해외 IP를 차단할 의무는 없으나 1일 출금 한도가 지켜지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손해액에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일본 거래소에서 한국 거래소로 암호화폐를 전송한 뒤 현금화한 사례에 대해 법원은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환치기’라고 판단했다. 피고는 암호화폐는 통화 및 지급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환거래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반드시 지급수단만 외국환 업무에 포함돼는 것은 아니라며 외국환 업무 미등록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했다.

ICO 사기에 대한 판결도 이뤄졌다. ICO를 참여하라고 하는 지인의 말을 듣고 원고가 이더리움(ETH)을 전송했으나 피고가 이를 멋대로 사용해버린 사건이다. 법원은 피고가 이더리움이 아닌 불법행위 당시 시세 기준의 현금을 원고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의 기본적인 태도는 기존에 있었던 기조를 암호화폐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사례에서는 암호화폐의 특성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재산적 가치 있어…토큰 이코노미 설계 주의해야

강민주 변호사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주의해야 할 법률 상식을 전달했다. 강 변호사는 “법원은 2018년 토큰도 재산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며 “토큰 이코노미 설계 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틸리티 토큰의 경우에도 채무 증권에 해당해 유사 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중앙화된 암호화폐 발행 기관이 존재하면 지급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플랫폼 내 자체 포인트 전환 기능이 있을 경우에는 간주 증권이 될 수 있다. 토큰을 이용한 펀딩 시스템을 설계할 경우 투자 중개업에 해당해 금융위 등록이 필요하다. 이를 어길 경우 형사 처벌 가능성도 존재한다.

강 변호사는 전자금융거래법도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암호화폐를 발행한 뒤 이를 포인트로 전환, 타 플랫폼 및 쇼핑몰 가맹점에서 사용하게 하는 게 전자금융거래 행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발행 플랫폼에서 1개 업종에 대해서만 암호화폐를 사용하게 하면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이 아니지만, 구입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업종 범위가 넓어지면 법을 적용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할 경우 △외국환거래법(외국 법인을 통한 자금수수 시) △유사수신 행위(원금보장) △다단계 행위(공구상, 판매책 등을 통한 토큰 판매) △백서실현 가능성 △토큰 발행 일정 및 상장일정 등 약정 등 5가지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 주체 없는 디파이도 규제 대상 될 수 있어
권단 변호사는 디파이 규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디파이 사업 종류를 △분산장부 기술 기반 금융업 △암호화폐 관련 금융업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금융업 △완전 탈중앙화 금융업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탈중앙화 정도가 낮을수록 규제 대상이 명확해 규제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권 변호사의 설명이다.

세부 사업 내용은 신용금융, 투자금융 그리고 기타로 나뉜다. 신용금융에는 메이커다오와 같이 은행의 역할을 하며 암호화폐 예치 및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이 포함된다. 암호화폐를 ‘스테이킹(staking)’하면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도 신용금융에 속한다.

원금 손실의 우려가 있다면 투자금융에 해당한다. 기타금융은 단순 커스터디 서비스 및 스테이블 코인 등이다. 권 변호사는 “디파이가 제삼자의 개입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일임, 투자자문 등을 하는 서비스가 나올지 의문”이라며 “디렉셔널, 카사코리아 등 투자 중개 플랫폼은 나오고 있지만 디파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탈중앙화 조직(DAO)로 이뤄진 디파이 서비스더라도 ‘집합 투자’로 법 해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DAO라서 규제 대상을 특정할 수 없어 보이더라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앱이 운영되고, 운영 주체가 이를 업으로 삼고 있다면 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관련 법 제정 후 내년부터 시행…라이선스 취득해야
싱가포르 사업을 준비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싱가포르 법 설명도 이뤄졌다. 안미미 FLA 변호사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결제 서비스법이 제정됐다”며 “시행령 발표가 안 돼서 아직 신청은 불가능하지만, 2020년 1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기관은 싱가포르 금융청(MAS)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환전, 송금 그리고 암호화폐와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회사라면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게 법안의 주 골자다.

사업 내용이 △계좌발행 △국내·외 송금 △상품 구매 △이머니(e-money) 발행 △디지털 지불 토큰 발행 △환전 중 한 가지 서비스에라도 해당한다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이미 관련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법안 시행 후 6개월 내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하다.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또는 이미 다른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이 아닌 이상 라이선스 취득 예외 대상이 되지 못한다. 다만 특정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되는 ‘제한된 목적의 디지털 결제 토큰’과 싱가포르에서만 사용되는 ‘제한된 목적의 이머니’는 라이선스를 면제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 변호사는 “이 법이 제정된 후 국제 자금세탁 방지 기구(FATF)의 권고안이 발표됐다”며 “FATF의 규정을 맞추기 위해 내년에 한 번 더 싱가포르 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노윤주 기자
yjr0906@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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