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퍼지며 가상현실(VR)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단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은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예전부터 VR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최근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게 되며, ‘VR 컨퍼런스’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블록체인 기반 VR 게임 크립토복셀(Cryptovoxel)은 가상현실에서 미팅을 진행하거나, 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겠고 19일 밝혔다. 크립토복셀은 별도의 장비 없이 웹 로그인만으로 3D 가상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VR 플랫폼이다. 크립토복셀은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가 퍼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직접 만날 수 없는 그룹을 위해 크립토복셀 플랫폼에서 행사를 열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에는 블록체인 행사 중 하나인 ‘MIT 비트코인 엑스포’가 3D VR 플랫폼 모질라허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행사를 주최한 비트코인 옹호론자 우디 위드하이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VR 컨퍼런스에 참여한 유저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사용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다른 비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인간적인’ 느낌을 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동시 참여한다는 특징을 살리면 온라인에서 대형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전문 블로그 네데로브(Nederob)를 운영하는 로버트 후겐도르는 “(가상현실 속 미팅은) 대규모 그룹이 동일한 물리 공간에 존재하지 않아도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가능케 한다”며 “예를 들어 크립토복셀에서 게임 엑스포가 열린다면 다양한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참석하고, 기업들은 자사 부스에서 신작 트레일러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다양한 VR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극심한 피로도와 멀미 때문이다. 가상현실 속에서 컨퍼런스가 진행되려면 사용자가 장시간 동안 3D 화면에 노출돼야 하는데 멀미 저감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엔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을 호소하게 된다.
VR로 진행된 MIT 비트코인 엑스포에 참석했던 윌리엄 폭스는 코인데스크 기사를 통해 “낮은 품질의 소프트웨어가 여전히 사용자를 어지럽게 만든다”며 “아직 큰 무대에 올라서기 이르다는 점에서 VR은 비트코인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값비싼 VR 장비도 대중화에 발목을 잡는다. 가상현실에서 아바타의 표정을 읽고, 자연스러운 제스쳐를 건네기 위해선 ‘HTC Vive’와 같은 고가의 VR 전용 헤드폰이 필요하다. 로버트 후겐도르는 “모든 사람이 VR 헤드셋을 보유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 조재석 기자
- ch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