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은 ‘검은 목요일’이었다. 유럽과 미국 증시가 10% 안팎으로 무너졌다. 33년 만에 최악의 하락 폭이었다. 비트코인(BTC) 가격도 하루 만에 40% 가까이 폭락했다. 주가에 따라 비트코인도 급락하면서 위기 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단 주장이 무색해졌다. 그럼에도 일본에선 소액 투자자가 여전히 비트코인(BTC) 매수에 관심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비트코인 가격 폭락 이후 비트뱅크 계좌 개설 수 40% 넘게 급증
25일(현지시간) 유야 하세가와(Yuya Hasegawa) 비트뱅크(Bitbank) 마켓 애널리스트는 공식 블로그에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비트뱅크는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다. 하세가와에 따르면 13일부터 19일 일주일간 비트뱅크 계좌 개설 수는 2020년 평균보다 40% 이상 높았다. 고객신원인증(KYC)을 거친 일일 계좌 수도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 12일 폭락 이후에도 며칠 간 계좌 수는 평균 이상을 유지했다. 이메일 계좌 수는 12일 이후 급증했다. 하세가와 애널리스트는 “소액 투자자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며 “저점에 매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8년 말 비트코인 가격 폭락 때와 다른 모습…소액 투자자, 저점에서 비트코인 사들인다
그는 이런 소액 투자자 모습은 지난해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이 닥치기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크립토 겨울이 오기 전인 2018년 11월부터 같은 해 12월 중반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약 50% 폭락했다. 당시 매도 압력은 매우 강했고 지속했다. 이 때문에 거래량이 정점을 찍은 뒤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반등하지 않았다. 2018년 말 폭락 직후 암호화폐 시장이 크립토 겨울로 접어들면서 몇 달 간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전반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비트뱅크 일일 계좌 등록 건수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최저점에 비해 60%가량 반등했다. 거래량 수준도 높게 유지되고 있다.
하세가와 애널리스트는 “일일 계좌 등록 수를 고려하면, 현재 시장 회복은 주로 소액 투자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에서도 12일 이후 계정 등록 수가 급증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종합했을 때 이런 양상은 세계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주장했다.
왜 이런 현상 발생했을까? 올해 5월 중으로 예정된 반감기 영향일 가능성 높다
왜 암호화폐 투자자는 2019년 초엔 비트코인을 포기했지만, 이번엔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세가와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반감기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세 번째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Mining) 보상을 절반으로 줄이는 ‘반감기’를 진행한다. 다음 반감기는 올해 5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구글 트렌드 자료를 보면 지난 2개월간 ‘비트코인 반감기(bitcoin halving)’ 검색량이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구글 트렌드 자료가 시사하듯 반감기라는 대형 이벤트에 대한 정보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조금씩 상승해왔다. 하세가와 애널리스트는 “반감기가 오기 전 가장 저렴한 가격에 비트코인을 사들이고자 하는 소액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