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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시선]네이버는 왜 라이브 커머스에 꽂혔을까?

'검색' 기반 쇼핑에서 확장…판매자·구매자 확대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잼라이브'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 검증

미국 내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쇼핑 기능 도입



*[예리한 시선]은 기업 의사결정 이면에 숨겨진 ‘왜?’를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잼라이브’ 서비스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쇼핑라이브는 중소 사업자(SME, Small and Medium sized Enterprise)가 생방송과 실시간 채팅으로 상품을 직접 소개하는 서비스입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검색' 기반 쇼핑에서 확장…판매자·구매자 확대


네이버는 ‘검색’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는 수 많은 종류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사용자는 보통 필요한 물품을 ‘검색’해 구매합니다. 태블릿 거치대가 필요하다면 이를 검색해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식입니다. 그런데 만약 평소 태블릿 거치대가 필요하단 생각을 못했던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시장 크기는 훨씬 커질 겁니다. 이 같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에 판매자가 모여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네이버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섭니다.

출처=네이버 쇼핑 라이브 화면 캡쳐.


TV홈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을 떠올려 볼까요?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홈쇼핑 채널을 보게 됩니다. 평소엔 저런 제품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 보니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나도 모르는 새 주문 버튼을 누르고 있습니다. ‘발견-인지-구매’ 순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겁니다. 이와 유사한 소비 행태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도 포착됩니다. 팔로우하는 뷰티 인플루언서가 올린 사진을 보고, 특정 상품을 ‘발견’해 구매까지 하는 식입니다. 라이브커머스는 이러한 소비를 보다 능동적으로 만듭니다. TV홈쇼핑에선 쇼호스트의 말을 경청하기만 했다면 라이브커머스에선 방송을 하는 판매자와 실시간 대화하며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라이브커머스는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만한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던 '잼라이브'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 검증


네이버는 올해 3월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자회사 스노우가 내놓은 잼라이브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검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잼라이브는 스노우가 지난 2018년 2월 시작한 생방송 온라인 퀴즈쇼 서비스입니다. 초창기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었지만 라이브 커머스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입증했습니다. 지난해 추석 시즌에 진행된 청정원 추석 선물 세트 방송은 1,000세트가 20분만에 완판됐습니다. 같은 해 11월 키르시 브랜드와의 콜라보 방송으로 약 1시간 동안 1억 5,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잼라이브는 다양한 기업과 제휴해 상품을 판매하며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네이버가 잼라이브를 인수한 건 살짝 발을 들여놨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쇼핑 수수료·광고 상품 판매 수익 창출 증가…금융데이터 축적도 가능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활성화로, 판매자와 구매자 기반이 확대되면 네이버는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쇼핑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광고 상품 판매도 가능합니다. 상품 판매 방송 일정 광고, 영상 노출 우선순위에 따른 광고 등 보다 정교한 형태의 광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거래액도 증가하게 됩니다.

출처=셔터스톡.


이뿐 아닙니다. 금융 사업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매출 등 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 대상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 판매가 가능해집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SME와 금융 이용 이력이 없어 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씬파일러(Thin-filer)를 위한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여러 차례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만 라이브 커머스에 적극적일까요? 아닙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유통채널’로 라이브커머스가 각광 받으면서 다양한 기업에서 이 분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온라인 쇼핑 사업자들은 자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에서도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했습니다. 롯데온 등 유통업계에서도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인스타그램에 라이브 쇼핑 기능 도입


페이스북에서도 SME 대상 커머스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라이브 쇼핑 기능은 미국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상점인 페이스북 샵스를 개설한 기업은 라이브 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도 라이브 쇼핑 기능이 추가됩니다. 지난 8월 25일 페이스북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국 계정을 이용하는 모든 기업과 크리에이터가 인스타그램 라이브 쇼핑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에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페이스북 공식 홈페이지.


만약 라이브 쇼핑 기능이 국내 인스타그램에 도입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스타그램은 정교한 타깃팅으로 ‘소비자가 상품을 발견하도록 하는 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용자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라이브 쇼핑 기능이 추가된다면 네이버와도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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