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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세금낸다···비트코인 상속·증여할 때 알아야 할 점

비트코인 증여는 다른 자산 증여 절차와 유사

국내 거래소에서 상속 관련 서비스 준비할 것…해외 거래소는 예외

비트코인 상속보다는 증여가 절세 방법 많아

출처=셔터스톡.


내년부터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자녀에게 물려주면 상속·증여세를 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세금은 2022년 1월1일 이후 상속·증여 분부터 부과된다. 그렇다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낼 때 암호화폐의 평가액은 어떻게 따지는 것일까. 상속과 증여 중 절세 측면에서 유리한 쪽은 어디일까. 암호화폐를 상속과 증여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새롭게 시행되는 세제 개편안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디센터는 송인혁 법무법인 오킴스 파트너 변호사를 만나 암호화폐의 상속 및 증여와 관련한 세제 개편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송 변호사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상속전문 변호사로 등록된 이 분야의 전문가다. 다음은 송 변호사와의 대화 내용을 일문 입답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Q. 올해 비트코인 1개를 4,000만 원에 샀습니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시점에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으로 올랐다면 증여세 매기는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가 과세되는 평가 기준은 상속과 증여를 하는 시점의 가격입니다. 다만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 기재부에서 평가근거를 신설했습니다.

암호화폐 평가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세청장이 고시한 사업자(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자산은, 거래소의 평가 기준일 이전·이후 1개월간 일평균 가격을 평균내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둘째, 그걸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는 평가기준일의 일평균 가격, 또는 종료 시각에 공표된 시세가액 등으로 계산합니다.


Q. 비트코인을 상속, 증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비트코인을 증여하는 건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증여하는 절차와 크게 다르지 습니다. 양도 형식을 취해서 비트코인을 자녀에게 넘겨준 다음 비용을 받지 않으면 됩니다.

문제는 상속입니다. 만약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에 비트코인이 있다면, 거래소는 상속을 받으러 온 사람이 상속인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비트코인을 넘겨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경우 예금주가 사망하면 상속인들이 은행에 상속 서류를 제출합니다. 은행은 서류를 검토한 뒤 이체 혹은 출금을 해줍니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대형 거래소에서도 은행처럼 상속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봅니다.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면책 방안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거래소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법 집행에 있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해외에 있는 자산을 한국인이 상속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비단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Q. 만약 비트코인 1억 원어치를 자녀에게 1,000만 원에 팔면 증여세를 안 내도 되지 않을까요?


부모 자식 간, 혹은 배우자 간에 저가양도는 시가의 70%까지 가능합니다. 즉 1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자녀에게 7,000만 원에 파는 것까지는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1,000만 원에 팔았다면 7,000만 원 보다 6,000만 원을 싸게 매도한 것이기에 6,000만 원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Q. 상속과 증여 중 절세를 위해선 어떤 방법을 추천하나요?


증여를 추천합니다. 상속은 자산을 상속받는 대로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증여는 절세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예시로 돌아가봅시다. 비트코인 1억 원어치을 자녀에게 1,000만 원에 매도했습니다. 공제 한도인 7,000만 원보다 6,000만 원을 싸게 판 겁니다.

부모가 각 자녀 별로 10년에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증여하는 것은 기초공제가 됩니다. 다른 자산을 증여한 게 없다면 6,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을 제하고 나머지 1,000만 원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내면 됩니다.

이 1,000만 원도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줬다는 차용증을 쓰는 겁니다. 향후 세무조사가 들어올 때를 대비해 이자와 원금을 갚았다는 증거 자료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세무조사가 들어오려면 세대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거래 규모가 3억 원 이상은 돼야 합니다.


Q. 유류분 반환 청구 분쟁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류분이란 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 부분입니다. 피상속인은 자기 재산을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지만 사망 직전 배우자나 자식 등 근친자(상속인)의 생계도 고려하지 않고, 재산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정비율의 재산을 근친자를 위해 남기도록 하는 게 유류분 제도의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 A란 사람에게 자식 B, C가 있습니다. A는 생전에 B에게 비트코인 2억 원어치를 증여했습니다. B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 4억 원쯤 됐을 때 팔았습니다. 이후 5년이 지나 A가 사망하고, 나머지 자식 C가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합니다. 이때 비트코인 평가가격은 8억 원이 됐습니다.

한국은 판례상 아무리 오래 전에 증여 받았어도 모두 유류분 대상으로 포함합니다. 현 시점에서 B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8억 원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유류분을 청구합니다.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기에 사후 유류분 분쟁 등이 우려된다면 암호화폐를 은행에 신탁하는 걸 추천합니다. 신탁은 유류분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법 개정안이 발표되고, 은행에선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탁에 맡겨진 재산은 유류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수요가 높아질 겁니다. 주식 신탁 서비스를 기준으로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를 준비하되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폭이 크기에 그보다 더 세밀하게 서비스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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