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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 에미 요시카와 리플 부사장 "美 SEC와 소송전 우리가 이길 것...지속가능한 친환경 사업에도 집중"

리플, 친환경 지속가능성에 초점 맞춰

일본서 리플넷 활용 활발…SBI은행과 협력 확대

SEC와 소송 승소 확신…플랜B도 구상

에미 요시카와(Emi Yoshikawa) 리플 기업전략운영 부사장/ 출처=리플


리플(XRP)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암호화폐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1월 XRP는 국내서 5,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은 후 한동안 200원에 머물렀다. 그러다 최근 발군의 상승세를 연출하며 2,0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3년의 극심한 가격 변동 탓에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애증의 코인’으로 통한다.

XRP의 본래 목적은 '국제 송금'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리플사(Ripple)가 XRP를 발행했다. 리플사는 XRP가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는 사이 SBI·산탄데르 등 은행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제 송금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전 세계 약 300여 개 금융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미등록 증권 발행 혐의로 회사 주요 임원이 기소되는 악재를 겪고 있지만 XRP의 미래를 밝게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디센터는 지난 4월 30일 에미 요시카와(Emi Yoshikawa) 리플 기업전략운영 부사장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SEC와 소송 전망, 리플의 미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블록체인, 금융기관이 포용해야 할 기술 인프라


요시카와 부사장은 지난 2016년 리플에 합류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업계에서 직접 겪은 그는 기존 금융인프라가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요시카와는 "블록체인을 알게 된 후 이게 금융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느꼈다"며 "합류 당시 리플도 아시아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을 시기라 서로의 수요가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리플 블록체인 플랫폼인 리플넷은 은행의 국제 송금 네트워크인 스위프트와 종종 비교된다. 요시카와는 리플넷과 스위프트망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프트는 50년 전에 만들어진 일방향 소통 네트워크"라며 "리플넷은 탈중앙화된 분산원장을 사용하고 있어 소통 부분도 개선했고, 정산 및 대출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다용도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요시카와는 리플넷의 장점으로 소액·대량 결제가 편리하다는 점을 꼽았다. 송금액이 적고, 여러 번에 거쳐 보내야 하는 경우에도 빠르고 정확하게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 그는 "개인과 중소기업의 국제 송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SBI와 협력해 금융 한계점 개선…24/7 금융업무 보는 환경 만들어


일본 SBI은행은 리플의 가장 큰 투자자이자 사업 파트너다. SBI 자회사인 SBI레밋은 태국과 베트남 송금에 리플넷을 사용하고 있다. SBI그룹의 인터넷은행 스미신SBI넷뱅크도 리플넷 사용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리플과 SBI가 조인트벤처 형식의 '머니탭'을 출범하기도했다.

요시카와는 "머니탭은 일본 내 여러 은행 간 네트워크"라며 "24시간 연중무휴 국제 송금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아주 최근까지도 오전 8시 반부터 3시까지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었다"며 "연중무휴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도 수수료가 비싸 은행들이 사용을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플넷이 저비용, 연중무휴 서비스를 지원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0일 에미 요시카와 리플 부사장이 디센터와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사용에 집중…'환경'은 향후 업계 화두될 것


리플은 지속가능한 사업 환경 구축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0'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요시카와는 "XRP는 초기 발행량 1,000억 개를 모두 발행했기 때문에 채굴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다"며 "블록체인 네트워크 검증 시 에너지가 들지만 이는 비트코인(BTC)의 0.0008%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거래 하나당 951.58kwh가 들지만 XRP이 소모하는 에너지는 거래 건당 0.0079kwh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부에 지속가능 전담팀을 마련했다"며 "암호화폐 기후 협약에 참여하는 등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보호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는 데 대해서 그는 "향후 모든 산업이 환경보호라는 주제를 주목할 것"이라며 "금융산업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암호화폐 산업은 이제 막 주류로 편입되려고 하는 신생 시장"이라며 "시작부터 지속가능성을 탄탄히 구축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SEC와의 소송 "승소 자신 있다…우리 결정 옳아"


최근 리플은 SEC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SEC가 XRP를 증권으로 해석하고, 리플을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XRP를 상장폐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소송 상황은 리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리플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고, XRP는 증권이라고 해석한 이유를 제출할 것을 SEC에 요청했고, 재판부는 리플의 손을 들어줬다.

요시카와는 "승소할 것이라 자신한다"며 "SEC는 암호화폐의 명확한 증권분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XRP는 증권이 아니라 암호화폐이고, 가상자산이다"며 "증권이라고 해석하는 국가는 미국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리 겐슬러 신임 SEC 의장이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가 높은 만큼,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패소할 경우 리플의 미국 사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리플도 플랜B를 염두에 두었다. 요시카와는 "리플은 글로벌 회사"라며 "전체 사업의 90%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 후에도 20개 이상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등 회사는 거래 금액 및 건수 측면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진출 일환으로 리플은 최근 아시아에 거점을 둔 국제 결제업체 트랑글로 지분을 40% 인수했다.

아시아 시장에는 물론 한국도 포함돼 있다. 요시카와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의 리플넷 사용 고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BI와의 합작회사인 SBI리플아시아를 통해 한국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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