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역사적인 첫 거래를 모멘텀 삼아 비트코인 매매 전략을 세운 국내 투자자가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가 19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서버 점검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원화 거래 지원을 중단해서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섣불리 비트코인을 미리 매수·매도했다가는 서버 점검 시간에 춤추는 비트코인 가격을 바라보며 속앓이를 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의 ETF 전문 운용사 프로쉐어는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하는 자사의 ETF(BITO) 상품이 19일(현지 시각) 오전 9시30분부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프로쉐어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한 첫 번째 비트코인 기반 ETF다. 톰 리(Tom Lee) 펀드스트랫 설립자는 "비트코인 ETF는 훨씬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도록 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ETF 수요가 QQQ ETF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대형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암호화폐 투자자들 가운데는 이런 가격 변동성을 활용해 매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벤트 발생 시점을 전후해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사들이고, 급등하면 매도하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비트코인의 단기 가격 변동을 활용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전략을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프로쉐어의 비트코인 선물 ETF가 첫 거래를 시작하는 시점과 업비트의 서버 점검 시간이 겹치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개장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19일 밤 10시 30분이다. 그런데 업비트는 이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서버 점검에 나선다. 점검 이유는 고객확인제도 미이행 고객 대상 작업 및 서버 안정성 확보다. 현재 업비트의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점검 시간에는 모든 마켓의 거래 및 입출금이 중단된다. 전 세계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에 국내 비트코인의 원화 거래는 4시간이나 멈추게 된다. 이 시간대에 비트코인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는 사전에 비트코인을 타 거래소로 옮긴 후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업비트를 이용하는 한 암호화폐 투자자는 “사전에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하는 서버 점검이겠지만, 왜 하필 오늘 밤인지 모르겠다”면서 “역사적인 비트코인 선물 ETF의 첫 거래 시간이어서 비트코인의 가격도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이 현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ITO는 시카고 상업 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것일 뿐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매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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