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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지속되는 '위믹스(WEMIX)' 대량 매도 논란..."생태계 조성에 매각자금 쓸 것, 문제 없다" vs "충분한 사전 예고 없어, 투자자 속인 것"

자체 발행 암호화폐 WEMIX 대량 매도 논란 커지자

장한국 위메이드 대표 직접 시장과 소통

투자자와 전문가도 각기 다른 해석 내놔

"백서 내 추상적 표현만으로 매도한 것 문제"

"원래 재원으로 활용될 물량…매도 통해 탈중앙화 가능"

출처=위메이드


국내 P2E 대표 게임사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 매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장현국(사진) 대표가 “이번 매각 자금은 P2E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쓸 것”이라며 투자자 달래기에 직접 나섰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오해를 풀기 위해 시장과 직접 소통하는 대표에 신뢰감이 생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이유가 어찌됐든 사전 예고 없이 대량으로 보유 물량을 처분한 것은 문제”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는 주식과 본질적으로 다른 만큼 동일한 잣대로 비교해선 안된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암호화폐 시장의 공시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유튜버 의혹 제기…대량 매도 인정한 위메이드=1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위메이드가 자사의 블록체인 플랫폼 기축통화인 WEMIX를 대량 매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WEMIX 가격은 폭락했다. 전날 8,000원대였던 WEMIX는 이날 47% 떨어진 4,700원까지 밀렸다.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 주가도 영향을 받아 8% 가량 급락했다.



WEMIX의 급락 배경엔 한 유튜버의 의혹제기가 자리잡고 있다. WEMIX 투자자이기도 한 이 유튜버는 위메이드의 대량 덤핑이 WEMIX의 시세 하락 원인이라는 영상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위메이드가 파트너십 제휴와 기업인수 자금을 WEMIX 매도 금액으로 충당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위메이드는 P2E 게임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안에 블록체인 게임 100개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엔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를 인수한 사실을 공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해당 영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위메이드 측은 WEMIX 처분 사실을 인정했다. 위메이드가 매도한 물량이 5,000만 개(당시 빗썸 시세 기준 4,000억 원)에 달한다는 추측이 나왔고,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이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장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암호화폐 전문 유튜브 채널 ‘알고란TV’에 나와 “위메이드·위믹스·임직원·투자자는 운명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이번 매도는 위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위믹스 생태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다”며 “누구보다 빨리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WEMIX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꾸준히 공표해왔다”고 설명했다. WEMIX 매도로 유통량이 늘어 단기적으론 가격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시장 선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행량의 74%를 생태계 확장에 쓰겠다는 백서 내용이 모호해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권 변호사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생태계 활성화에 쓰겠다’는 말은 보통 매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재매입을 말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것”이라며 “추상적인 표현만으로는 오해가 쉽다. 백서상 표현이 기망의 의도가 있었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시장과 소통, 신뢰 간다” VS “예고 없는 매도 문제”=장 대표의 주장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표가 직접 나와 문제가 된 부분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전의 다른 ‘먹튀’ 코인들과는 다르다"는 긍정론이다. 매각 대금이 결국 위믹스 생태계 활성화에 쓰인다면 중장기적으로 WEMIX 가격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여전하다. 장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고 없이 WEMIX를 대량 매도한 사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위메이드는 보유 물량의 매도 시기와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을 알면서 공시 없이 WEMIX를 대량으로 매각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오훈 차앤권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블록체인 상 모든 판매는 기록되기 때문에 매각 자체가 문제는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거래 시장이 안정화 되지 않은 상황을 알면서도 법인이 수익을 취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WEMIX 매각으로 수익을 취할 계획이었다면 매도 시기와 수량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정확히 투자자들에게 알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암호화폐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암호화폐 발행사와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려면 국내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거래에 대해서만이라도 의무적으로 공시하자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위메드는 앞으로 WEMIX의 매도 물량을 정기적으로 공시할 방침이다. 장 대표는 “그동안 백서와 실적발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WEMIX를 통한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은 듯 하다”며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시부터 WEMIX 물량에 대해서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 “암호화폐는 성격 달라…주식과 단순 비교 안돼”=이번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과 주식시장을 동일시에 발생한 논란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주식은 기업 지배권을 표창하는 중앙집권형 자산이지만,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된 블록체인 위의 자산으로 특정 발행자가 독점해서는 안 되는 자산"이라며 “오히려 이런 매도 과정을 통해 위메이드에 집중돼 있는 해시파워(hash power)를 많은 사람들이 고루 나눠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각과 이번 사태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지분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돼 비판받는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발행 단계부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팀 물량을 확보해 놓고, 기업이 필요할 때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엔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재원 마련이나 주가 상승 등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실용성 없는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편법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하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위믹스의 3가지 주요 활용처는 인게임 토큰 환전·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대체불가능한토큰(NFT) 마켓”이라며 “이중 디파이는 위믹스 가치와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지만 인게임 토큰 환전과 NFT 마켓은 보딩 게임 내 수요가 증가해야만 위믹스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 (WEMIX 매도를 통한) 게임사 투자 논란은 위믹스 생태계 내에서 높은 과금을 끌어낼 수 있는 게임이 나타나야만 해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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