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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만원 주고 산 NFT, 알고보니 '짝퉁'···삭제 후에도 오픈씨는 '모르쇠'

원숭이 캐릭터 NFT 샀는데…유명 NFT 컬렉션 '짝퉁'

오픈씨서 판매자 퇴출, 작품 삭제 당해

오픈씨 측에 문의했지만 아무런 대응 없어

약관 상 투자자 책임…피해 복구 사실상 불가능

구매전 저작권 사항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 필요




오픈씨에서 판매 중인 ‘BAYC’ NFT(상단)와 BAYC를 오마주한 ‘LBAC’ NFT(하단)/출처=오픈씨


# 암호화폐 투자자 A씨는 최근 오픈시에서 450만 원의 거금을 들여 원숭이 캐릭터 테마의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사들였다.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순위권에 올라와 있는데다, 이미 구매한 사람만 1,000여명에 달하는 작품이어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작품이 다른 원숭이 캐릭터를 도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판매자가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자 오픈씨 측은 판매자를 바로 퇴출시켰다. 문제는 A씨의 지갑에서도 해당 NFT가 자동으로 삭제된 것이다. A씨는 “큰맘 먹고 구매한 NFT가 하루 아침에 허공으로 사라졌다”며 “오픈시에 피해 복구 방법을 문의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회신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출처=셔터스톡


저작권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NFT를 오픈씨에서 구매했다가 A씨의 사례처럼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오픈씨는 문제가 된 판매자를 퇴출시키고, 해당 NFT를 지갑에서 삭제할 뿐 피해자들의 보상에 대해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시장에서 NFT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유명 NFT 컬렉션을 모방한 ‘짝퉁’ NFT 작품들이 우후죽순으로 발행되고 있다. 컬렉션의 인기는 NFT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큰 규모의 투자자 커뮤니티를 지닌 컬렉션일수록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유명 컬렉션을 무단으로 차용해 NFT 가격을 높여보려는 전략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다.

A씨가 구매했던 작품도 유명 NFT 컬렉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을 오마주한 작품의 일종이다. 그런데 저작권 문제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NFT 시장의 특성상 일반 투자자들은 오마주 NFT를 원래의 NFT과 혼동하기 쉽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NFT 판매로 인한 피해를 오로지 NFT를 구매한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오픈씨는 약관에 "오픈씨 이용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자산의 적법성, 진본성 등을 확인할 책임이 있다. 오픈씨는 판매 중인 NFT의 적법성, 진본성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오픈씨는 NFT 중개에만 관여할 뿐 구매 이후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영어로만 제공돼 국내 투자자들이 참고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불공정한 약관이지만 법적으로 효력을 지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투자자들만 억울할 뿐이다. A씨는 "오픈씨에서는 환불이나 보상 등 어떠한 대처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메일을 보내도 명확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NFT를 구매할 때 신중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선 NFT 구매 후 발생하는 모든 리스크를 투자자가 짊어져야 하는 탓이다. 법무법인 리버티 이지은 변호사는 "구매한 NFT에서 저작권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면책 조항이 적용돼 오픈씨 측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며 "현실적으로 NFT가 삭제된 뒤에는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자체가 투자자들이 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다"며 "NFT 구매 전 저작권 침해 여부를 스스로 따져보고, 저작권이 분명하지 않은 작품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홍유진 기자
rouge@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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