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블록체인, 게임, 암호화폐 채택 부분에 있어서 무척 앞장서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더 샌드박스를 더 크게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한국에 방문한 세바스티앙 보르제(사진) 더샌드박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5일 국내 취재진들과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샌드박스는 대체불가토큰(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산업을 선도하는 애니모카브랜즈의 자회사기도 하다. 지난 10월에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메타버스 및 P2E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더샌드박스의 두 번째로 큰 시장…K-Verse 통해 한국 문화 알릴 것”
보르제 COO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벌써 일곱 번째다.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그는 "한국을 무척 사랑하고, 한국에서 더샌드박스의 성장을 직접 지켜보고 싶다"며 한국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더샌드박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주력하고 있는 시장이다.
올해에는 더샌드박스 내에 K-콘텐츠를 위한 전문 공간 'K-Verse'를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 24일 SM엔터테인먼트가 더샌드박스 플랫폼에 입점해 SM타운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도 K-Verse 전략의 일환이다. 보르제 공동창업자는 "한국에서 다양한 파트너십을 계획하고 있다"며 "K-Verse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로컬 파트너십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이밍 DNA’와 강력한 브랜드 파트너십이 차별점
메타버스 열풍 속에서 더샌드박스를 비롯해 크립토복셀, 디센트럴랜드 등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더샌드박스만이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보르제 COO는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생태계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더샌드박스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아이템과 게임을 직접 창작하고 소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메타버스 내의 디지털 자산은 더샌드박스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보르제 COO는 더샌드박스가 특히 비디오게이밍 분야에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샌드박스는 비디오 게이밍의 DNA를 가지고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을 흥미로운 게이밍 콘텐츠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밍 요소를 가미한 흥미로운 콘텐츠를 무기로 이용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언급했다. 현재 더샌드박스는 뽀로로, 아디다스, 구찌 등 전세계 200개 이상의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보르제 COO는 "샌드박스는 수많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글로벌하게 전파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SAND·LAND 가격 높은 건 진입장벽 아냐…합당한 가치와 수익성 뒷받침돼”
더샌드박스 오는 3월 중 체험 버전인 알파 시즌 2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알파 시즌 1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알파 시즌 2에는 지난 시즌 대비 10개 늘어난 총 28개의 경험이 준비돼 있다. 보르제 COO는 "누구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시즌 2의 가장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게임이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더샌드박스의 기축통화 격인 샌드박스(SAND) 코인은 지난해 초 100원이 채 되지 않던 가격에서 지난 11월 1만 원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플랫폼 내 가상 부동산 NFT에 해당하는 '랜드(LAND)'의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일각에선 더샌드박스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이 신규 이용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보르제 COO는 "가격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더샌드박스의 랜드는 현재 3,000달러(약 360만 원) 수준으로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에 비하면 그리 비싼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땅값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지만 그 만큼의 임대 수익이 나는 것처럼 가상 부동산도 실제 부동산과 똑같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그에 걸맞는 수익이나 가치 있는 경험이 뒤따른다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간 상호 호환성은 과제 아닌 기회…공존하며 더 많은 가치 창출”
서로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 확보는 앞으로 메타버스 생태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하지만 보르제 COO는 이를 오히려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봤다.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면서 더샌드박스가 보다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용자들이 샌드박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메타버스까지 뻗쳐 나갈 수 있고, 반대로 외부의 이용자들이 샌드박스로 유입되는 것도 가능하다"며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P2E 규제 맞춰 운영하기 위해 노력중…투명한 보상 시스템 갖춰”
P2E 게임을 둘러싼 국내 규제 이슈도 더샌드박스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P2E 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게임 심의를 거부해왔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보르제 COO는 "한국의 P2E 규제 이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가 한국 지사를 설립한 이유기도 하다"며 "최대한 한국 법령에 맞춰서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샌드박스 시스템은 모든 유저가 참여에 따른 동등한 보상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템 확률과 가격 조작 등 사행성을 부추길 만한 불공정 행위를 배제하고 투명한 P2E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최종 목표는 완전한 탈중앙화
보르제 COO는 더샌드박스의 최종 목적지로 완전한 탈중앙화를 내세웠다. 그는 "모든 샌드(SAND)와 랜드(LAND)가 이용자들에게 분배된 탈중앙화 상태가 로드맵상 목표"라며 "결국에는 운영팀이 거버넌스와 생태계에 함께 참여하는 주체로서만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1월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한 데 이어 앞으로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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