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중앙화 금융과 탈중앙화금융은 함께 어우러져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델리오는 그 사이를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델리오 라운지에서 만난 정상호(사진) 델리오 대표는 “올해를 웹 3.0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제도권 금융과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델리오는 지난 2월 가상자산 예치·랜딩 사업자로서는 최초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가를 획득한 가상자산 핀테크 기업이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파킹계좌 등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크립토뱅크로 외연을 확장했다.
정 대표는 기존 금융 서비스와 탈중앙화금융서비스(디파이)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그는 “제도권의 기존 중앙화된 금융서비스는 안정성, 편리성이 높은 대신 탈중앙화금융은 혁신성이 있다”며 “각각 장점이 명확한 만큼 지속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두 가지 서비스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향후 웹 3.0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웹 3.0은 단순 마케팅이 아니라 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며 “특히 플랫폼 기업의 경우 웹 3.0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만큼 많은 기업들이 웹 3.0 생태계를 채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델리오가 지난 7월 온라인 의류 플랫폼 운영사인 아이에스이커머스(ISE커머스)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커머스 분야에 웹 3.0을 접목해보고자 ISE커머스를 인수한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웹 3.0에 진입할지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직접 인수해서 웹 3.0 생태계를 꾸려보자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까지 몇 개 기업을 더 인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델리오는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01etc'도 운영하고 있다. 다른 NFT 마켓플레이스와의 차별점을 묻자 정 대표는 “예술품 위주의 NFT보다는 쿠폰, 입장권 등 실질적인 사용처를 확대하고 있다”며 “레이어2 기반 거래소를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기업답게 01etc에서는 NFT를 활용한 담보대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한 ‘NFT 대여 기술’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정 대표는 “NFT 담보대출 서비스를 하려면 NFT를 빌려준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되돌려받는 스토리지(저장), 렌탈 기술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기술 개발이 거의 끝나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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