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최근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할 수 있는 사업과 없는 사업을 분명히 구분 지으면서 오히려 정책 불확실성이 더 사라졌습니다.”
아밋 고시 R3 아시아태평양지사장은 디센터와 만나 “싱가포르 규제 정책을 보면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대한 정부의 믿음이 엿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가포르는 올 들어 암호화폐 광고를 금지하고 자동입출금기(ATM)를 없애는 등 개인투자자 보호에 무게를 둔 조치를 단행했다. 이런 움직임에 일부에서는 산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고시 지사장은 오히려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성숙해지는 시장에 맞춰 알맞은 규제는 계속 필요하다”며 “앞으로 싱가포르 경제 내에서 블록체인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업 R3는 개인간거래(P2P) 분산원장기술(DLT) 플랫폼 ‘코다’를 서비스한다. 코다는 결제 등 금융 거래를 관리하는 데 유용해 빗썸과 코인원·코빗 등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400여 개 이상의 기관·기업이 활용한다. 고시 지사장은 “코다는 높은 보안 수준으로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할 수 있고 사기 거래 방지에도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R3는 특히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프로젝트에도 기술을 제공 중인데 R3가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거점을 마련하며 싱가포르통화청(MAS)의 CBDC 개발에도 탄력이 붙었다. MAS는 2016년 CBDC 개발을 시작해 4년 만인 2020년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며 CBDC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나라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이 이제 막 CBDC 모의 실험을 거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다. 고시 지사장은 “싱가포르가 적극적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기술 기업을 유치한 덕에 CBDC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 싱가포르=김정우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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