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를 선도하려는 일본 의회의 노력으로 학계와 기업 전문가, 관료가 하나로 뭉쳤습니다”
얌키 찬 서클 전략정책담당 부사장은 26일 일본 도쿄에서 디센터와 만나 “일본은 다른 국가들이 웹3 사업 비전을 설정할 때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클은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발행사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 등 법정화폐와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찬 부사장은 일본이 웹3 허브로 각광 받는 이유로 정책 입안자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웹3 프로젝트 팀을 꾸린 일본 의회의 리더십으로 업계와 관료가 모여 규제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한·일 가상자산 시장 모두 탄탄한 기반을 갖췄지만 한국은 아직 이 부분까지 도달하지 못 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민당은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화 자율조직(DAO·다오) 등 웹3 분야에 대한 규제안을 만들기 위해 ‘웹3 프로젝트 팀’을 창설했으며 지난 4월에는 웹3 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긴 백서도 발간했다. 찬 부사장은 “웹3 프로젝트 팀 창설로 규제 기관과 업계와의 소통이 활성화됐다"며 “전문가와 공무원을 한 자리에 모아 청문회를 다수 개최한 점도 생태계 발전에 매우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서클은 일본의 웹3 진흥 정책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주목하고 있었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최고경영자(CEO)도 이달 일본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찬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스테이블코인의 정의와 작동 방식에 대한 규정을 마련한 상황”이라며 “일본이 얼마나 노력을 주도해왔는지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해 12월 해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의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자국에서 유통을 허용했다. 그는 “일본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할 지 구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시장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며 기회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찬 부사장은 일본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송금 기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없이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 수수료 없이 신속하게 송금이 가능하다. 찬 부사장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고령화로 인해 해외에서 유입된 노동자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은 벌어 들인 돈을 본국으로 다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 중에서는 은행 계좌를 발급 받지 않은 이들도 많다”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해외로 즉각 송금이 가능하며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이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일본 기업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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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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