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로 티켓을 발행하면 암표상들의 사재기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는 티켓 NFT를 활용해 정확한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실제 많은 기업이 티켓 NFT 발행을 시험해 보고 있다.
전직 알리바바 임원이자 웹3 스타트업 리딤(Redeem)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토비 러시(Toby Rush) 리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크립토포테이토와의 인터뷰에서 티켓 NFT가 암표 거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매크로(Macrco)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티켓을 사들인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게 암표상들의 전형적 수법이다. 공연 관람을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불공정한 기회가 제공되고, 암표상이 가져가는 이익을 티켓 판매사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러시 CEO는 티켓 NFT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물론 NFT로 티켓을 발행해도 여전히 암표상은 존재할 수 있다. 이들은 NFT를 대량으로 구매해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2차 거래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NFT는 2차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처음 발행한 자에게 로열티(royalty,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암표상들이 가져가던 이익을 티켓 발행사도 나눠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티켓 발행사가 2차 거래 시 티켓 NFT가 합리적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가격 상한선을 정해두는 방법도 있다. 실수요자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티켓 NFT는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연말 콘서트를 연다고 가정해 보겠다. 세븐틴 소속사는 과거 파리 콘서트를 방문했던 팬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싶다. 그러나 소속사는 해당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 데이터는 티켓을 판매한 플랫폼이 가지고 있다. 이 마저도 여러 플랫폼에 분산돼 있어 취합하기 힘들다. 그런데 만약 티켓 NFT를 세븐틴 소속사가 직접 발행해 판매했다면, 타깃 마케팅은 보다 수월하다. 예전 콘서트 티켓 NFT를 보유하고 있는 지갑주소로 올해 연말에 파리에서 콘서트를 연다는 알림을 보내면 된다.
그럼 소비자 입장에선 어떤 점이 좋을까. 본인이 관람한 공연 정보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개인 지갑에 저장해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제 어떤 콘서트를 봤는지 확인하려면 실물 표를 보관하고 있거나 티켓을 예매한 사이트에 방문해야 한다. 예스24, 인터파크 등 플랫폼도 다양해서 어디에서 티켓을 구매했는지조차 헷갈리는 실정이다. 그런데 티켓 NFT는 한번 구매하면 개인 지갑만 잘 관리하면 되니 간편하다.
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한 다양한 기업이 발 빠르게 티켓 NFT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카드와 멋쟁이사자처럼 합작사 모던라이언이 있다. 모던라이언은 NFT 마켓플레이스 ‘콘크릿’를 출시했다. 콘크릿에서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의 입장권을 NFT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다음 달 열리는 2023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예약권 NFT를 콘크리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업비트 NFT와 클립드롭스에서도 각각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 티켓 NFT가 발행돼 거래됐다.
가까운 미래에는 많은 사람이 가상자산 지갑을 보유하고, NFT 티켓을 구매하는 일이 보편화될지 지켜볼 일이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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