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NFT 마켓플레이스 ‘디즈니 피나클’을 올해 말 출시한다. NBA탑샷으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대퍼랩스와 손잡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디즈니는 14일(현지시간) 대퍼랩스에서 개발한 플로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즈니 피나클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디즈니 피나클 웹 홈페이지에서 대기자 등록 신청 접수도 시작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디즈니 피나클 홈페이지에서는 ‘NFT’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대신 ‘핀’이라는 용어가 쓰였다. 디즈니는 “디지털 시대에 ‘핀’ 수집의 마법을 선사하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피나클 서비스를 소개했다. 디즈니 100주년 캐릭터, 픽사 아이콘, 스타워즈 등장 인물들을 독특한 스타일의 거래 가능한 디지털 핀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NFT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어감 때문에 앞으로도 디즈니와 대퍼랩스는 피나클을 소개하는 동안 ‘NFT’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NFT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지난 2021년 NFT 돌풍은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의 역대 최고가 기록으로 이어졌고 이를 모방한 프로젝트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러나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부작용도 잇따랐다. NFT 판매로 자금을 모은 뒤 사라지는 등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와 가격 급락도 NFT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디즈니는 이를 고려해 ‘핀’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블록체인 게임사인 대퍼랩스는 전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기반 NFT 게임 ‘크립토키티’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삼성넥스트, 구글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대퍼랩스는 ‘NBA탑샷’ 서비스로 다시 한번 스타덤에 올랐다. NBA탑샷은 NBA슈퍼스타들의 명장면을 담은 NFT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다. 유명 농구선수의 덩크슛 영상을 소유할 수 있다는 개념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다. 2021년 2월에는 NBA탑샷이 전체 NFT 마켓플레이스 거래량의 약 67%를 차지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성장세에 탄력을 받은 대퍼랩스는 마이클 조던, 케빈 듀란트 등 NBA 스타들의 투자도 받았다. 당시 기업 가치는 26억 달러(약 3조 3735억 원)에 달했다. NBA 탑샷의 성공은 NFT 열풍으로 이어졌다. 디즈니와 손잡은 대퍼랩스가 잠잠했던 NFT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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