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델리오에 자금이 묶인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회생 절차 개시 여부 판결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B&S·하루인베스트주요 경영진이 구속되며 델리오가 이들로부터 받아야 할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델리오와 채무 변제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불안감을 달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델리오 채권단은 델리오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채무를 지급하는 수단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델리오가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델리오 관계자는 “회생 신청이 돼 있기에 현 시점에서 델리오가 자체적으로 원화 또는 가상자산으로 채무 지급수단을 정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델리오에서 출금이 중단된 지난해 6월 BTC는 2만 5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불과 9개월 만에 BTC는 2.7배 가까이 뛰어 이날 기준 6만 7400달러 대를 기록했다.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채무를 원화로 지급 시 가치 산정에 난항을 겪을 수 있는 지점이다. 이에 대다수 채권자는 원화보다 가상자산으로 자산을 돌려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훈 차앤권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델리오가 투자자들과 계약 체결 당시 BTC를 몇 개 받고, 이에 대해 BTC로 돌려주겠다고 계약했다면 BTC로 갚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원화로 환산해 해당 금전을 기준으로 계약했다면 당시 원화 기준으로 갚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델리오가 투자자와 계약한 내용에 따라 채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회생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채권단의 속을 태운다. 회생 신청 이후 9개월이 지났는데도 회생 절차 개시 여부 판결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생 기각을 요구하는 채권단 대표는 “최근 법률 대리인을 통해 판사 면담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빠르게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B&S와 하루인베스트(이하 하루) 주요 경영진이 구속됐다는 점도 델리오 상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델리오는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트라움 인포테크(이하 트라움)와 하루에 맡겼고, 트라움과 하루는 B&S에 자금을 위탁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B&S가 무너지면서 줄줄이 타격을 입은 배경이다. 델리오는 하루 등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채권이 있는 셈이다. 그런데 B&S와 하루 주요 경영진이 구속되면서 협상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델리오 관계자는 “어딘지 밝힐 수는 없지만 이들 기업 중 한 곳으로부터 일부 자금은 이미 상환을 받았다”면서 “다만 주요 경영진이 구속돼 나머지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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