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명이 웹3를 사용하는 시대를 열려면 웹3의 분절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통합된 기술 인프라와 적절한 규제가 어우러진 생태계를 만들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와타나베 소타 아스타 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비들아시아2024’에서 이같이 밝혔다. 와나타베 CEO는 “웹3 보급률이 1990년대 인터넷 보급률과 비슷한 점을 고려하면 2030년 웹3 이용자는 수십억 명”이라며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이 각축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를 바꾸려면 기술, 규제·사회 변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절화된 블록체인 생태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지갑, 검증인(노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 등 여러 블록체인 서비스가 각자 다른 개발 환경(블록체인)을 사용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와타나베 CEO는 “특정 블록체인에서 디앱을 개발하려면 하나의 월렛에만 의존해야 하는 등 산업끼리 단절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현재 웹3 생태계에서 체인 추상화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와타나베 CEO는 웹2 대기업의 선례를 언급했다. 그는 “한국의 삼성은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 제조, 공급망 등 서비스를 통합해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했다”며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의 소니도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전자기기 제작 기반을 다져 게임 시장 선발주자인 닌텐도보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파편화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합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산업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아스타 네트워크는 소니와 웹3 합작 기업 ‘스타테일 랩스’를 설립했다. 하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대기업과 협업을 늘려 게임, 금융, 음악 등 여러 분야에서 웹3 서비스를 대량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와타나베 CEO는 “가장 중요한 건 경험 위주의 블록체인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일반 대중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할 수 없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사례로 일본 철도회사 JR규슈는 지난해 아스타 네트워크에서 철도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했다. NFT를 갖고 있으면 여행지에서 숙박 혜택 등을 받는 방식이다.
와타나베 CEO는 일상과 맞닿은 웹3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웹3 육성책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정보기술(IT) 기업이 함께하는 점이 일본의 독특한 모습이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가능했던 배경”이라며 “많은 국가가 웹3 육성에 주저하고 관련 규제도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기업이 웹3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싶다”며 “장기적으로는 실제 사용 사례를 발굴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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